6.4지방선거 유감…‘가’번 받으면 100%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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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유감…‘가’번 받으면 100% 당선
  • 김기만
  • 승인 2014.07.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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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 편집국장


“7개 투표용지 중에 서너개만 소신있게 찍고 나머지는 대충 찍었다.”, “누가누군지 몰라서 그냥 당만 결정한 후 ‘가’번만 찍었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 후 솔직하게 고백한 얘기들이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세월호 침몰 참사로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점친 국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유권자들은 야당에만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주지 않고 견제와 균형을 선택했다.

실제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기도지사와 인천광역시장을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내줬다. 시·도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선 호남과 대전, 세종시를 제외한 12곳에서 쓴잔을 마셨다. 시장 군수 구청장 당선자도 2010년 지방선거 때의 92명에서 80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의정부시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을 누르고 선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의정부시의회 13명의 의원 가운데 7명을 당선시킴으로써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보다 1명의 시의원을 더 배출하며 그 때의 패배를 설욕한 셈이다.

의정부시의원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가’번을 받은 여야 후보는 100% 당선됐다. 가선거구에 첫 출마한 새누리당 조금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장수봉 후보가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득표율 1~2위를 차지하며 당선됐다.

같은 선거구에 지난 8년간 공을 많이 들인 최경자(나번) 후보가 3선에 힘겹게 당선된 것에 비하면 ‘땅짚고 헤엄치기’ 였다.

이같이 ‘가’번을 받은 후보는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 덕분에 의정부시 모든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실제로 나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일봉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이원 후보가 당선됐으며, 다선거구 새누리당 임호석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선희 후보가 재선의 L 후보를 떨어뜨리는 위력을 보였다.

라선거구 역시 ‘가’번을 받은 새누리당 박종철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안지찬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김재현 후보를 압도적으로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나’번 받고 당선된 후보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경자(가선거구), 새누리당 구구회(나선거구) 후보, 권재형(다선거구) 후보가 선전했다. ‘다’번을 받은 후보는 전멸이다.

심지어 일부 후보는 출마지역에 거주하지도 않고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당에서 ‘가’번으로 전략공천 받았다는 이유로 당선됐다.

이런 무의미한 선거를 계속해야 할까? 방법은 있다. 2012년 대선 때 여야 대통령 후보가 공약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이 지켜질 때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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