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청소년 이동쉼터 ‘포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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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청소년 이동쉼터 ‘포텐’ 운영
  • 김기만
  • 승인 2017.04.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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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수 의정부시일시청소년쉼터 소장에게 듣는다
부모와 사회로부터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갈 곳 없는 위기(가출) 청소년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등 그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의정부시 일시 청소년쉼터, 이 곳에서 운영 중인 포텐(이동형 버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 2012111일 개소한 의정부시일시청소년쉼터는 야간시간에 거리에서 배회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가는 움직이는 청소년 이동쉼터인 포텐(Forten)’를 운영하고 있다.

포텐은 가출을 고민하거나 가출 중인 청소년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상담, 의료, 교육, 문화, 긴급서비스, 귀가 및 지역사회 기관연계 등을 발 벗고 나서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20145포텐선장으로 취임한 전종수 소장(사진·37)을 지난 329일 만났다. “이 땅에 소외된 거리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오늘도 내일도 함께 동행 하며 걸어가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종수 소장의 짧은 한마디에 청소년을 향한 애정과 의지가 뚝뚝 묻어났다. 그는 특별히 꿈을 꾸며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우리의 이웃으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어른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포텐은 위기(가출) 청소년에게 돌봄(긴급서비스 : 먹거리 제공, 휴식공간 제공, 긴급물품 지원. 휴대폰 충전) 회복(상담서비스 : 개별상담 및 미술심리상담, 진로상담) 치유(의료서비스 : 응급치료 및 의료기관 연계, 전문 의료인 진료상담) 배움(교육서비스 : 가출예방교육, 성교육, 금연 및 음주교육) 문화(문화서비스 : 노래방, DVD 감상, 닌텐도 wii, 보드게임, 인터넷 검색. 도서) 마을공동체(사회통합서비스 : 귀가지원, 지역사회 및 기관연계, 자원활동 양성, 지역사회교육, 홍보) 등의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포텐10대를 위한 잠재적 가능성을 뜻하는 Potential의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에게 있어 청소년은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거리청소년, 특별히 가출위기청소년들은 뜻밖에 대화가 잘 통하고 속내를 망설임 없이 드러내는 통 큰 친구들입니다.”

전 소장을 비롯해 7명의 직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근무조건 속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화요일(금오동 홈플러스), 수요일(청소년 밀집지역), 목요일(용현동 롯데마트),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그리고 금·토요일( 행복로 미디어루프)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위기청소년들의 형 누나 또는 친구가 되어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일시적인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가출, 노숙, 배회, 시설거부 청소년 등 다양한 거리청소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리청소년들은 가출 팸, 독립 팸으로 살아가며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거리 위험에 노출되어 살아갑니다.”라며 위기청소년에 대한 염려를 드러냈다.

이동형 쉼터 포텐45인승 대형버스를 개조해 의정부 거리 거점에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버스가 낡고 오래되어 새로운 버스로 교체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청소년들이 이용하기 좋은 환경과 의료지원에 적합한 이동의료지원 버스로 변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포텐은 개소 당시 건강지원을 특화한 쉼터로 설치 운영되었으나 이후 일반 거리상담 버스로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건강특화 사업을 정부와 민간단체 지원으로 확장하여 운영 중에 있어 보다 거리청소년들에게 맞는 환경을 갖추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전 소장은 포텐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기업 또는 독지가의 후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포텐은 연간 1만 여명(남학생 6000, 여학생 4000)에 달하는 위기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0여명은 가출청소년들이며, 나머지 학생들은 잠재적(가출 등) 청소년이라고 했다.

전 소장은 포텐을 운영하면서 보람도 많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조금씩 아주 천천히 청소년들은 성장하고 있고, 그것을 증명이나 한 것처럼 매년 거리에서 청소년들이 포텐 활동 현장에 나타나 커피와 음료를 사들고 선생님들을 찾아옵니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 청소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에 복교 하거나 자립을 위해 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쉼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원하며 민간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쉼터 운영비에 대한 예산만 지원 받고 있어서 민간 위탁자가 건물과 시설을 책임져야 하므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위기청소년들을 위한 보호시설 부지와 건물 등 환경적으로 보완하고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대목이다.

여타 많은 시설들은 지원하면서 정작 가출위기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은 지원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 현상에 대해서만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제 일 하기 좋은 환경과 가출위기청소년들이 이용하기 좋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곳이어야 합니다.”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이 세상에 발을 디딜 틈이 없다가 우연히 포텐을 만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한걸음한걸음 세상 밖으로 나와 대인관계를 맺는 모습이 뿌듯하다며 환하게 웃는 전 소장과 직원들에게 하루빨리 새로운 포텐을 후원해 줄 독지가가 나타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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