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도보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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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도보행진
  • 제갈창수
  • 승인 2014.07.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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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창수 경민대학교 교수


지난 15일 세월호 참사에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손목에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든다'는 글이 적힌 손수건을 매고 국회의사당을 향한 1박 2일 도보행진을 했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32km를 행진한 그들의 마음은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을까! 가슴이 뭉클하다. 국회의사당에 도착하여 학생대표는 말하기를 "저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다. 오죽하면 생존학생들이 죽음에 이른 친구들의 진실 규명을 위해 나섰는가 생각 해 볼 일이다.

참사 100일 째가 되어도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무능하고 비열한 어른들의 책임 회피와 정부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책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두려워서 일까 세월호 특별법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사실의 진실 규명을 조사하기 위해 합법적 강제력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조사는 상대방의 동의와 협조가 전제된다. 그것을 거부한다면 조사가 불가능한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생존학생들의 도보행진은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며 정치인들의 직분의식에 질타를 가하는 상징적 의미이다.

청해진 해운의 실질적 소유자로 알려져 있고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월호 참사의 원인 제공자인 유병언이 도피했다가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참 인생이 허망하다 한때는 재벌가로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던 사람이다.

노자 도덕경 73장의 "하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긴 듯하나 놓치는 것이 없다"는 글귀가 떠오른다. 수 백명의 꽃다운 생명의 희생의 댓가인가? 역시 하늘은 놓치는 법이 없는 것인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첨예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애통과 슬픔 그리고 분노를 예술적인 혼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보고 캐리커처를 그리는 시사만화가 박재동화백이다. 그는 "너무도 원통하게 숨져간 아이들을 그림으로나마 살려내고 싶어 날마다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다 또한 영정 속 아이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을 하나씩 살려내 부모와 국민의 가슴속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이젠 천직처럼 느껴집니다"고 했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생명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그리고 국민의 가슴에 각인하여 잊지 않도록 하려는 박화백의 순수하고 고매한 정신에 고마울 뿐이다. 참사 100일째가 되는 24일에 커리커처 그림을 서울시청 앞에서 전시하였다.

또 한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이다. 세월호가 끝내 도착하지 못한 제주항에서 제주방송이 주최하는 세월호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아름다운 영혼들을 위한 추모공연이 참사 100일째가 되는 24일 저녁에 열렸다.

추모공연은 처음 해본다며 마음이 무겁고 겁난다고 한 그는 "세월호 사고의 소식을 듣고 그 장면을 다 봤을 때 화가 났다. 우리가 막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됐나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공연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주에서 '죽음과 상처 그리고 치유'라는 주제로 6곡을 선정하여 연주한다. 이번 연주회는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내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소중한 가치인 인명과 관련된 일이기"때문이라고 한 생명에 대한 그의 고상한 마음씨에 존경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연주에서 오직 사랑만이 아픔과 고통 그리고 죽음을 넘어 삶의 희망과 환희에로 나아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예술인들의 숭고한 추모정신과 뜻에 비해서 과연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 했는가 생각해 본다.

34조 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러한 국가의 노력에 대한 진실규명과 기업인들의 불법과 불합리한 제도와 정책에 대한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은 조속히 시행되어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에 "세월호 참사를 세상을 바꾸는 계기로 삼고 영원히 기억되도록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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