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노년기
상태바
준비된 노년기
  • 신명기
  • 승인 2014.03.03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진료를 하다보면 늘어난 주름살로 자신의 외모가 예전 같지 않아 우울해져 내원하는 분들이 있다. 일종의 '자기애적 손상(Narcissistic injury)'으로 인한 우울증이다.

첨단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점차 길어지고 있어 현재 50대인 사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앞으로 50년, 그리고 40대인 사람은 60년을 더 산다고 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불행할 뿐이다.

그러면 행복한 노년기를 위해 어떤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뇌(腦)의 노화를 늦춰야 한다. 생각, 느낌, 행동, 기억 그리고 말하기 등과 연관된 뇌의 기능유지를 위해 매일 신문 정독하기, 하루 한편이상 시를 읽기, 매일 노래 한곡 듣기를 권한다. 신문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시와 음악을 통한 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말을 많이 해야 한다.

‘탈무드’에서는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하였지만 지갑도 능력껏 열고 입도 많이 열어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에 연관된 뇌의 부분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건강한 대화를 많이 할수록 뇌는 더욱 자극 받고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신체적 질병을 줄이기 위해 주기적인 건강 검진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건강은 허벅지 둘레에 비례하고 허리둘레에 반비례하니 다른 운동과 더불어 다리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셋째,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단백질과 물로 구성되어 있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하루 0.8g/kg의 양질의 단백질 공급은 필수적이다.

넷째, 인간관계의 유지 및 확대이다. 나이 들어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감정이 외로움이므로 가족이나 친구 관계 이외에도 사회봉사활동과 종교 모임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늙어가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늙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젊었을 때 일찍 죽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한다. 가끔 지하철을 타다보면 앞에 앉아 있는 젊은이들을 부러워 쳐다보곤 한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노약자석을 바라보면 나이 지극하신 분이 내가 했던 시선으로 부럽다는 듯이 나를 물끄러미 보시는 경우가 있다.

그날 그날 최고의 하루를 보내고 조금만 더 시간 투자를 하면 누구나 훌륭한 인생 황혼기를 누리지 않을까?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