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의.양.동’ 통합 장.단점부터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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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의.양.동’ 통합 장.단점부터 알려라
  • 김기만
  • 승인 2013.04.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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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 편집국장

지난해부터 舊 양주권문화 복원과 경기북부지역의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의. 양. 동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1994년, 2009년 두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재추진되고 있는 의정부.양주.동두천(의.양.동) 3개시 통합 때문에 지자체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주민눈치보기 극심

양주시는 의정부시가 통합시의 명칭을 ‘양주시’로, ‘통합청사’ 위치도 ‘양주’로 양보하겠다는 이른바 ‘베를린 선언(안병용.현삼식 시장간 구두합의 러브샷)’에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재차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양주는 현재 손해 볼게 거의 없는 속된말로 ‘꽃놀이 패’ 들고 표정관리 중이다.

한술 더 떠 정창범 양주시의회 의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통합에 찬성하지만, 의정부시가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면 그 때가서 논의해 보겠다. 아직까지 전체의원이 모여서 진지하게 논의해 본 적은 없다”고 밝힌바 있다.

다시말해 의정부시가 하자고 하니 마지못해 응하는 척 하면서 ‘꿩먹고 알먹고’ 좋은 것만 다 갖겠다는 심사다.
이에 반해 인구 43만명의 맏형격인 의정부시는 통합의 ‘대의명분’만 내세울 뿐 구체적인 방안은 물론, 양주와 동두천시의 눈치보느라고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조차도 못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상황이 제일 좋지 않다. 통합에 대해 논의도 하기 전에 최근 시내 곳곳에 ‘통합 결사반대’, ‘통합 찬성’이라는 구호가 쓰인 현수막 수백개가 걸리면서 주민들간 ‘민민(民民)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맨날 우리는 들러리냐? 시민, 시의회, 시장 어느 누구도 신청(통합) 안했는데 왜 관권으로 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하고 “아버지(시장) 있는 집안과 없는 집안의 차이를 우리 시민들이 현명하게 잘 판단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걱정 안한다”라고 일갈했다.

♦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

통합 방식은 두 가지 밖에 없다. 비용이 적게 드는 3개시의 시의회간 합의 방식과 10억원 가량 예산이 소요되는 주민투표 방식이다. 하지만 주민투표는 총 유권자의 33.3%가 투표에 참여해야 개표가 가능하며, 50% 이상 찬성이 나와야 통과된다.

3개시 주민들에게 ‘의.양.동’ 통합에 대해 질문해 보니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경제가 어려워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통합이냐! 관심 없다”에서부터, “그렇게(통합)되면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죠?”라며 오히려 반문하는 사람, “통합되면 땅값도 오르고 정부가 교부세를 많이 줘서 발전한다고 하니 찬성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 하지만 ‘통합시’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 설명회 열어 여론형성을

따라서 통합이 시대적 사명이며, 경기북부지역의 수부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지름길’ 이라는 대의명분을 갖고 있다면, 의정부시가 먼저 더 이상 눈치보지 말고 주민설명회 열어 ‘의.양.동’ 통합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의 갈등과 오해를 풀어줄 수 있고 대통합에 걸맞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3개시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모두가 수긍하는 통합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 P시 처럼 통합을 하고서도 수년간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통합청사’ 위치를 결정 못해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다. 행정력과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타 시의 시행착오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국회의원, 지자체 단체장 그리고 시의원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시민들도 개인의 이익은 뒤로 하고 오로지 지역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만 초점을 맞출 때 ‘통합시’가 경기북부의 수부도시로 우뚝설 수 있는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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