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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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 신명기
  • 승인 2013.03.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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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 원장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후 유사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진료를 하다보면 유명인(특히 연예인)의 자살 보도가 있은 후 죽음에 대한 생각이 자주 떠오르며 자신도 자살을 하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유명 스포츠인의 자살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 하지만 전문의사로서 한편 걱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자살 공화국이라는 말도 있듯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고 자살 증가율도 가장 빠르다. 암, 뇌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률 4위에 해당하는 이런 자살에 대해선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자살 시도자 및 자살 사망자의 95%이상이 정신적인 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 알콜의존, 정신분열병, 인격장애 그리고 적응장애 등이 있는 환자들은 보통 일반인에 비해 3~12배의 자살 위험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만성 신체질환자, 만성 통증환자, 그리고 실직 등 갑작스런 사회경제수준의 변화가 있는 사람, 사별이나 이혼 등 인간관계의 변화를 겪는 사람,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 사람 등이 자신들이 주체 못할 절망감, 분노감, 무력감 등이 생기면 자살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그럼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전문가의 역할이다. 자살 위험자들에 대한 적절한 약물치료(리튬 등)와 인지치료, 심리치료 그리고 위기 중재 등을 하게 된다.

둘째, 주위사람들의 역할이다. 침착한 태도로 자살 시도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며 힘든 상황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자살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음을 알려준다. 또한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살 시도자를 절대 혼자 있게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국가, 사회의 역할이다.

자살은 우리사회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자살자에 대한 미화나 지나친 애도 등은 삼가하며 또한 자살자의 동기 파악, 유서의 분석, 자살자 주변인들의 면담, 자료수집 등 심리적 부검(Psychologic autopsy)제도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괴로운 시간이라도 한 시간은 60분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통의 시간도 강물처럼 흘러갈 수 있음을 알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찾는 용기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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