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과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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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과 스트레스
  • 김경택
  • 승인 2013.02.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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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경희수한의원 원장


요즘 결혼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불임부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대 이후에 결혼한 부부들은 불임에 대한 걱정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가임력이 더 빨리 감소되기에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대개 여성의 가임력은 20~24세사이가 최고이며, 30~32세까지는 완만하게 감소하며, 그 이후에는 두드러지게 감소한다.
이렇다보니 늦게 결혼한 부부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생기고 있다. 특히나 여성들은 불임의 원인이 나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욱 힘들어한다.

하다못해 신혼생활을 누리기 위해 임신을 일부러 미루는 부부들조차도 1년쯤 지나고 나면 주변에서 소식 없냐는 이야기에 평정심을 잃고 조바심을 갖게 된다.

그만큼 임신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현대사회는 스트레스가 넘쳐나고 있는데, 임신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받게 되니, 더욱 악순환이 된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도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주었을 때 배란이 불규칙하게 되고, 임신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들이 많다.

정서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내분비계통의 핵심인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에서 발생하는 배란, 생리와 관련된 호르몬들의 교란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우리 몸은 간기울결(肝氣鬱結)이라는 병리적 상태가 되기 쉬운데, 간기울결이란 간의 기가 울체되어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다양한 증세들이 발생하는데, 그중에 하나는 신허(腎虛)이다. 신허란 신장의 기능이 약해진다는 것이고, 이때 신이란 해부학적으로 말하는 콩팥만을 지칭하지는 않으며, 콩팥과 관련된 기능과 그 주변의 장기와의 상호관계를 포함한다.

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여자에게는 자궁이다. 신허가 되면 결과적으로 자궁과 난소의 기능도 저하된다. 이들의 기능이 저하되면 임신을 하기 힘들어 진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임신을 하기 위해 호르몬의 작용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궁의 기능과 하복부의 전반적인 상태에도 관심을 갖는다. 인공수정을 했을 때 착상율이 떨어지는 것은 자궁의 기능과 건강상태가 나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백그라운드가 좋아야 임신도 잘 된다. 백그라운드를 좋게 하기 위해서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이다. 배란일을 맞추어 부부관계를 한다는 것은 수정될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은 타당성을 갖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달 날짜를 보며 배란일을 확인해 부부관계를 한다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서로의 마음이 통했을 때 부부관계를 갖는 것이 자연스럽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옛 사람들이 배란일을 맞춰서 많은 자식을 낳았던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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