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의 대학유치가 지역의 발전동력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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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지역의 대학유치가 지역의 발전동력이 되려면
  • 권영일
  • 승인 2013.01.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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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신흥대학교 교수

아이비 리그(Ivy League) 대학은 미국 동북부에 소재한 8개 명문대학으로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다트머스, 코넬, 브라운, 프린스턴 그리고 펜실베니아대학을 일컫는 말로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학들이다.

이 대학들이 지역 산업의 발전이나 지역경제에 그리고 지역민들의 삶에 기여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정설이다. 특히 미서부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술 분야의 벤처산실로 이 실리콘밸리가 형성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대학이 스탠퍼드대학이다.

이런 대학들의 지역에 대한 기여는 기술, 경제적인 기여뿐만 아니라 도서관, 부속병원, 문화예술센터, 미술관, 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어 지역민들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와 같이 대학유치는 지역의 경제분야 기여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문화와 생활 전반에 대한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최근 지자체에서는 대학들을 유치하려는 노력과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다음은 경기도의회 신현석의원 도정질문 중 일부이다. “다된 밥인 줄 알았던 파주 이대캠퍼스 조성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되어 38만 파주시민과 1,200만 경기도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정비계획에 묶여 단 한 개의 4년제 대학도 존재하지 않았던 경기북부지역에 미군기지와 각종 군사…”

이 질문이 시사하는 바는 대학유치에 있어 경기북부 지역 지자체의 노력이나 이 지역이 갖고 있는 매력도가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최근 양주시와 동두천시에 몇몇 대학들이 유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대학들이 이곳으로 오고자 하는 주요 목적은 지방대학의 입학자원부족 한계를 수도권에서 만회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진행되는 것이지 지자체가 희망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동력이 되기에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 때 언론의 주요 관심사였던 의정부시와 건국대학교와의 MOU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었고, 최근에는 을지대학교 캠퍼스와 병원 유치가 언론을 달구고 있다. 병원이 유치되면 3,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000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고, 캠퍼스가 들어설 경우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하지만 이와 같은 예상은 언제나 기대를 밑돈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는 대학이 유치되었을 때 이 대학이 지역의 경제요소로서 어떤 의의를 지니고 있으며,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하여야 하고, 유치되는 대학의 규모와 사회적 위상, 재정상태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해당지역의 특성과 역사 및 문화적 배경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지도 역시 고려 대상이다. 또한 유치되는 대학의 발전계획과 지역의 발전방향이 공유될 수 있는지가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검토사안이라 할 수 있다.

단지 대학이 유치되면 대학 운영을 위한 각종 지출과 학생들의 소비 지출을 통해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며, 고용 및 소득이 올라간다는 낮은 기대감 만으로는 대학이 유치되더라도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2018년이 되면 대학정원보다 입학생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추후 약 100여 개의 대학을 퇴출시킬 수 밖에 없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학생 등록금만 바라보는 대학들의 경우 퇴출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사회 일반적 견해이다.

지역의 낙후성을 면피하기 위해 대학유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십분 공감하지만 무분별한 유치보다는 좀더 면밀한 분석과 지역의 미래 발전계획 그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차원에서 대학유치를 검토하고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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