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야기 - 설날 아침의 茶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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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야기 - 설날 아침의 茶禮.
  • 김난실
  • 승인 2013.0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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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실 차음식연구소 소장

새해를 맞이하는 1월1일인 설날의 명칭은 낯이 설어 설날, 나이 먹기가 서러워 설날이라고 전한다. 어렸을 적, 섣달그믐에는 집안의 모든 곳에 불을 밝히고 아이들이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자는 아이의 눈썹에 분이나 밀가루를 발라 겁을 주며 즐겼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이 날은 까치설이라고도 하는데 반가운 소식을 가져오는 길조로 새해에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이다. 이렇듯 섣달그믐의 풍속은 설날 아침을 새롭게 시작하게 한다.

기제사와는 다르게 설날과 추석에는 차례(茶禮)라고 하여 제사를 지낸다. 차를 가까이하는 사람이기에, 차를 올리지 않는 요즈음의 명절 제사에 차례라고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궁금했다.

‘주자가례’에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에 정월 초하루와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참배하는 제사가 있다. 특히 매달 보름에는 다른 음식이나 술 없이 찻잔만 올렸다한다. 이것으로 보아 차례라는 말은 매달 보름에 사당을 참배할 때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에서 유래된 듯싶다.

이렇게 차를 올려 제사를 지내는 것은 神明(하늘과 땅의 신령)과 귀신 모두가 차를 좋아하기에 인간의 염원이 전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차례란 간략하게 지내는 제사라는 의미로 이어져 오고 있다.
또한 차례를 다례라고도 한다. 다례라는 말은 일찍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해 왔으며, 그 문화 양상은 독창적이고 민족 문화적인 특성을 지녔다. 가장 좋은 것을 올리는 제사상에 차를 올렸다는 것은 차가 참으로 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설날 아침의 차례 상에 정신을 맑게 하는 귀중한 차, 신이 가장 좋아하는 차 한잔을 정성껏 올리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차를 음복하며 새해 소망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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