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의 필요성
상태바
산후조리의 필요성
  • 김경택
  • 승인 2013.01.02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택 경희수한의원 원장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출산 후에 100일 가량을 조리기간으로 두었는데, 이 시기는 늘어났던 온 몸이 수축해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기이다. 필자도 수많은 남편중의 한명이지만, 대부분의 남편들은 부인들이 겪는 임신, 출산의 변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 하는 듯하다.

임신이 되어 태아가 성장할 때 자궁내 용적은 임신전에 비해 최대 1000배까지 늘어나고, 태아가 성장하면서 내부 장기와 골반을 압박한다. 비록 태아의 무게 자체는 얼마 나가지 않지만, 태반과 양수 등 임신을 유지하게 하는 여러 가지 것들의 무게는 대략 15kg 정도 나가게 되는데, 불과 10개월만에 이정도의 무게가 늘어났을 때 받는 압박은 숨쉬기조차 힘들게 한다.

출산후에 산모의 건강이 급작스럽게 약해지는 이유는 분만과정에서 오는 진통과 노력에서 온다. 태아의 머리가 산모로부터 나오려면 치골결합부위를 포함한 골반부위의 모든 인대가 늘어나야 되는데, 이것이 상당히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큰 에너지가 소모되어 산모의 땀구멍이 모두 열려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

이렇게 힘든 출산의 과정이후 몸이 회복되려면 일정 기간이 안정이 필요하고 이때,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보온유지를 하고, 육체적 무리를 하지 않으면서 보양식, 산후조리약을 복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의 산후조리 방식과 서양의 산후조리 방식이 다소 다르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 단언하건데 우리나라 산모는 우리나라 방식을 따라야 한다. 한의학에서 산후병은 다허(多虛: 매우 허한 상태), 다어(多瘀: 어혈이 많은 상태)로 인해서 생긴다고 본다.

분만중에 힘씀이 과다하고, 산도의 손상으로 인한 출혈로 산모의 원기가 손상되고 기혈이 부족해 모든 맥이 공허하게 되기 때문이다. 산후풍 또는 산후질환이 오면 산모는 양육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견디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이 여러모로 산모가 육체적으로 회복되도록 도와줘야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47%의 산모가 출산후 6개월이내에 기존증상이 더 악화되거나 새로운 병이 생긴다고 한다. 최근에 산후조리 문화는 서구에서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산후조리 문화를 40년 간 연구해온 크럭만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100일간의 산후조리기간은 정서적으로도 산후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여성의 몸과 마음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매우 특별한 기간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