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로 바위를 깨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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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로 바위를 깨는 사람
  • 제갈창수
  • 승인 2012.07.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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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 창수 경민대학교수


유로존의 경제위기 파장이 장기화되고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이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계경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도 내우외환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출 주도적 국가인 우리도 수출에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계부채로 인해 내수소비 침체도 예상보다 심각한 형편이다. 참으로 우리경제의 앞날이 걱정이다.

대기업과의 무모한 싸움

이런 현실에서 달걀로 바위를 깨는 사람이 있다. 그는 모 인터넷 팟 캐스트 방송에서 소개됐던 1997년 설립된 IT중소기업 얼라이언스 대표이었던 조성구씨이다. 그는 각고 끝에 외국의 유명제품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한 사무자동화 솔루션인 ‘엑스톰’을 개발해 국내시장 대부분을 석권하고 일본의 대형은행과의 체결로 일약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2003년에 우리은행과의 납품 입찰에서 삼성SDS와 제품 공급 거래를 한 후 조성구씨의 얼라이언스 시스템은 삼성SDS의 낙찰가격 조건 속이기 약속 불이행 등의 사기행위로 큰 피해를 입게 돼 결국 회사는 협력사에 의해 기업사냥을 당하게 됐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조성구씨는 삼성SDS와의 법적인 소송 싸움을 하기 시작해 지금은 “삼성과 그만 싸우고 아무것도 없던 일처럼 살자”라고 애원하던 부인마저 작년에 집을 나가고 두 아이와 전세방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법정 소송싸움 와중에 여야 정치인들, 행정부와 관계부처 장관들 심지어 청와대와 방송국에 까지 삼성의 불공정한 거래의 사기행위에 대한 시정을 위해 탄원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삼성SDS는 2010년 9월 KBS ‘추적 60분’에서 “삼성은 절대 사기를 치지 않았고 검찰의 수사결과로 이 모든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조성구씨는 “대한민국 국민위에 정부 있고 그 정부위에 재벌 있고 재벌의 대장은 삼성이라서 이 나라의 실질적 지배자는 이건희 회장이며 대법원의 디케의 저울은 오래전에 고장나서 오로지 떡값 무게에만 반응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제민주화... 기업윤리 정착이 핵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에 관한 조상구씨의 사연을 계기로 우리사회에서 재벌기업에 관한 곱지않은 시선이 늘어만가고 있다.

헌법 119조 2항에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에 관한 논의가 요즈음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민주화는 세계경제의 글로벌 저성장시대에 접어들면서 지속가능한 우리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실현되야만 한다.

올해 초 세계적 부호인 조시 소로스는 “19세기식 자유방임형 자본주의 체제가 오늘날의 위기를 몰고 왔다면서 각국 정부는 지금 과감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게 훗날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소로스의 이런 말은 우리 사회에서 재벌들의 편법 상속 비자금 불법 조성 부패비리 중소기업의 시장과 기술 빼앗기 등에 관한 기업윤리의 정착이 중요하고 절실함을 암시한다. 기업이 윤리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따뜻한’ 자본주의 4.0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시장의 자율적인 기능을 강조하지만 시장참여자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며 부의 양극화가 아닌 ‘다 같이 행복한 성장’을 목표로 하여 지역공동체와 인류에 공헌하자는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상생과 사회적 책임

이에 대한 좋은 실례로서 라젠드라 시소디아는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자기 저서에서 기업의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랑받는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더 큰 이상과 목적을 갖고 운영해 나갑니다. 단순히 주주들의 이익만이 아니라 고객과 직원 협력업체 사회 등 모든 이해당사자의 이익을 극대화합니다. 또 힘이나 돈이 아니라 목적을 추구하는 ‘깨어있는 리더십’을 추구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해당사자들을 유머러스하게 독특한 용어인 ‘양념(spice)'으로 표현한다.

s는 사회(society) p는 협력업체(partner) i는 주주(investor) c는 고객(costomer) e는 직원(employee)을 의미한다. 맛있고 좋은 요리는 우리의 비빔밥처럼 각 재료들이 골고루 버무려져야 제 맛을 내는 것처럼 “좋은 기업은 이들 모두의 이익을 조화시켜서 시너지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권력자들과 대기업들에게 시소디아 교수의 말은 어떻게 들릴까 조성구씨가 삼성기업과 9년에 걸쳐 싸워온 목적이 시소디아 교수의 바램이 아닐까. 우리 기업이 사랑받는 세계기업으로 거듭나는 잠재가능성을 자각하라고 조성구씨가 횃불을 드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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