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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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신명기
  • 승인 2012.07.1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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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경정신과 원장

제임스 L.브룩스가 감독하고 잭 니콜슨의 노련한 명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로, 원제는 ‘As good as it gets’(1997) 이다. 주인공 멜빈은 다섯 번 씩이나 문을 잠그는 행동을 해야 하고 한번 사용한 비누는 다시 쓰지 않으며 길을 걸을 때 선을 밟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전형적인 강박장애 환자다.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OCD)는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독립적으로 혹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 사회적, 기능적인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강박사고’란 ‘시작되기만 하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사고, 생각, 표상 및 충동들’로 이러한 강박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칼을 보면 그것으로 타인을 해칠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든지 타인을 볼 때 자꾸 그 사람의 성기가 떠오른다는 등의 증상이 있다.

한편 ‘강박행동’이란 ‘강박사고로 인한 고통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하는 의도적인 행동’으로 상기 영화의 주인공처럼 확인(Checking)과 청결(Cleaning)등이 전형적인 예이며 대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다.

이러한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나타나는 강박장애의 원인으로는 정신역동학적, 학습이론적, 생물학적 원인 등이 있으나 현재에는 생물학적인 원인 특히,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이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진단은 전문 상담과 간단한 심리검사로 쉽게 알 수 있으며 치료도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가장 흔한 치료법으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를 사용하는 약물치료, 노출-반응 방지요법(Exposure Response Prevention. ERP)을 하는 행동요법 그리고 인지행동요법(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등 이다. 대부분의 강박장애가 만성화되기 때문에 ‘마음에 생기는 당뇨병이다’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는 증상의 악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강박장애도 결국 불안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으며 현대인들은 항시 불안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질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증상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었던 환자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사람들 모두가 병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고 또한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아 고통스러운 증상으로부터 벗어나게 돼 다음과 같이 얘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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