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물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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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물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며
  • 김환철
  • 승인 2012.07.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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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철 경민대 자치행정과 교수

 

얼마전 우리 지역의 케이블TV중 하나인 나라방송에서 1년6개월에 걸쳐 ‘사람과 사람’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된 적이 있다. 방송 전에 큰 고민이 있었다. 과연 각 분야에서 우리 경기북부지역에서 국가적 차원의 경쟁력을 지니고 계신 분이 몇 분이나 될까 하는 고민 아닌 고민이었다.

마음속으로는 약 30명 정도의 인물을 발굴하기도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방송을 시작했으나, 결론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실제 방송을 진행한 80여명의 인물 말고도 훨씬 많은 명사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북부지역에 살고 계신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나름대로 뿌듯한 자부심을 지니면서 방송을 마쳤다.

방송 이후 지역에 거주하는 한명의 행정학자로서 이러한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이분들을 활용해 지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이러한 고민을 기초로 하여 몇가지 정책의 단초를 지방자치단체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경기북부의 각 자치단체는 지역의 인물이나 명사발굴에 지금보다 배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의정부에는 대한민국의 대표화가인 백영수 화백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살고 있다. 양주시는 도예분야의 최정점에 계신 신상호 전 홍익대 교수님과 마당놀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신 극단미추의 손진책 국립극장 단장이 살고 있다.

동두천에도 전 기아자동차 회장인 박병재 회장이 살고 있으며, 포천시에는 빌 게이츠가 극찬하고 국가원수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물건을 주문한 국보칠기의 김영준 명인이 있다. 이러한 명사급의 인물들은 사실 자치단체 및 지역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두고 있는 것이 매우 아쉽기만 하지만, 이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명사발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둘째, 그러한 인물이 발굴된다면 자치단체는 지역발전을 위해 이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현재 각 자치단체의 경우는 기존에 발굴된 인물들에게 단순히 홍보대사 정도로 1년에 1-2번 정도 활용하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아쉽기만한 우리들의 현실이다.

이분들에게 죄송한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이분들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할 만큼 이분들을 지역발전의 재생산활동에 전념하게 해야 할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단순 홍보대사 이외에도 지역방송과 언론매체 및 다양한 지역의 문화행사나 강연 등에 이분들이 참여하고 같이 동화돼서 결국 이분들의 가치를 지역의 발전에 대한 가치로 내재화 시키는 정책이 필요 할 것이다.

셋째, 인물에 대한 가치를 지역브랜드 상승의 기회로 삼는 접근법개발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지역의 경쟁력은 전통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 유수한 기업체 등이었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컨텐츠개발로 변해가면서 지역의 인물에 대한 재평가와 더불어 일부에서는 지역의 브랜드화 돼가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예를들면 빨래터로 유명한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보기 위해 많은 국민들이 강원도 양구를 방문하고 있고, 이외수 작가를 만나고 또는 그의 제자가 되기 위해 강원도 두메산골까지 찿아가는 것을 더 이상 국민들이 주저하지 않는 시대적 파라다임의 전환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인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후 박물관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고, 때로는 미술관이, 공연장이, 전시장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역과 인물에 맞는 인물 컨텐츠개발이 이제는 지역의 경쟁력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있기 때문에 이에대한 전격적인 정책 및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본다.

물론, 이상에서 제시한 정책의 기본 공약수는 인물마케팅의 예비 주인공들의 동의와 더불어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행인 점은 개인적으로 만난 명사들의 대부분은 이미 상당부분 지역을 위해 봉사할 기본적인 마음의 자세가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는 점이며, 이제는 이분들에게 명분있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물브랜드에 대한 지역정책의 전환은 종국적으로 무한경쟁시대로 표현되는 지방화시대에 우리 경기북부의 자치단체가 살아 갈 수 있는 경쟁력이라 판단해보며, 이러한 정책전환에 대해 많은 공직자와 시민들의 지지와
관심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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