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과 시민의 알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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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과 시민의 알권리
  • 천강정
  • 승인 2012.02.2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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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정 한북신문 발행인


우리나라 신문은 일제시대 이래로 중앙지 논리로 전개돼 왔다.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언론통폐합으로 1道1社 정책이 시행되어 지역지는 특별히 탄압의 대상이 됐다. 시민들도 중앙일간지는 신문구독 한부 정도는 하지만, 도단위 지방일간지와 지역주간지는 별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선진국에서는 지역신문의 구독점유율이 50%이상인데, 우리는 10%선밖에 되지 않는다.

인터넷 신문의 발달로 지역신문이 살아남을 토양을 잃어버릴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지면종이신문은 발행시마다 엄청난 제작비와 배송비 부담으로 지속해 나가기가 무척 어렵다. 그러나, 형체가 있고 보관 및 스크랩하기 등 유형의 장점이 있다. 인쇄물이므로 보도와 기고에 대한 책임성이 반드시 따르고 책임회피도 어려우므로 매우 신중하게 제작해야한다.

기사의 심층성, 비판만이 아닌 이슈에 대한 의견제시, 칼럼의 깊이가 있어야 하며, 심지어 오탈자가 많아도 신문의 위상이 저하될 수 있다.반면, 인터넷신문은 초기구축비와 유지비가 적게 들고 제작접근이 쉽지만 신뢰도는 차이가 난다. 기사가 잘못됐으면 뒤늦게라도 내리면 그만이다.독자입장에서도 가볍게 클릭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04년 3월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통과됐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지역신문의 발전으로부터 가능한 것이다. 중앙지에서는 몇 개 시군의 소식을 거의 싣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와 이슈, 미담사례와 지역의 숨은 인재와 기업들을 소개하는 건 지역신문의 몫이고, 지역신문과 방송이 없으면 해줄 곳이 거의 없다.

이번 국회의원총선거 후보들에 대해서도 지역신문을 찾지 않으면 중앙지나 TV뉴스에서는 예비후보가 누군지 일일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시민들 생활과 직결되는 선거인 지방선거 때는 본인 자랑뿐인 후보자 선거유인물을 받아보기 전엔 누가 시장.군수, 시도의원 후보인지 알 수가 없다. 이는 후보자가 많기도 하지만, 지역신문이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에 나서는 후보들의 신상명세, 과거와 현재, 미래에의 포부 등을 시민들이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지역신문이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외면당해 온 측면이 있다. 중앙지 비슷하게 어느 편에 논조를 정해놓은 측면도 있고, 기자의 양심을 지키기보다는 신문사 이익과 운영에 치중하기도 한 것 같다. 시민들이 외면하니 지역신문의 토양이 척박해지고 점점 고사위기로 몰리게 됐다.

앞으로는 먼저 스스로 반성하고 느리게 가더라도 정도로가서 시민의 믿음과 인정을 받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믿음이란 씨앗은 작게는 1~2명에서 시작돼서 전체 시민들에게 전파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애향심 차원에서 지역신문을 그냥 1부씩 집집마다 구독을 해준다고 한다. 지역신문은 시민들의 알권리를 제공하는 시민들을 위한 공공재인 것이다.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신문사는 시민들에게 신뢰와 기쁨을 주고, 시민들은 지역신문에 조금씩 사랑을 보여준다면 서서히 지역의 알리미로 올바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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