格物致知(격물치지), 誠意正心(성의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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格物致知(격물치지), 誠意正心(성의정심)
  • 김태훈
  • 승인 2012.02.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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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자유기고가


 

'格物致知, 誠意正心' (사물을 궁구하여 앎을 얻고 뜻을 성실히 하여 마음을 바룬다.-대학 제일장)
‘격(格)’의 의미에 격자의 의미가 담겨 있다. 격자는 얼개를 말한다. 여기서는 형이상적 인식의 틀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격물치지(格物致知)’에서 ‘격물(格物)’은 사물을 특정한 인식의 틀에서 들여다 본다, 해석한다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를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에서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개념어를 통해 표현하였다.

문명은 사물을 기술하는 특정한 수학적 모델이 있다. 이러한 연역체계를 ‘과학(Science)’이라고 부른다. 과학적 사유구조를 통해 대상세계를 이해하고 다시 그 이해를 바탕으로 앎의 세계 즉 인식의 지평을 확장한다. 이러한 선순환구조가 유지될 때 문명의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과학이 문명세계의 주도권을 확보한 것은 종교와 달리 ‘격물치지’의 선순환 시스템이 스스로 내장돼 구동되기 때문이다. 과학은 자기오류를 스스로 피드백하여 끊임 없이 버전업 된다.

‘격물치지’가 탐구의 대상이 외부세계라면 ‘성의정심’은 대상이 180도 전환돼 자기자신이 성찰과 탐구, 이해의 대상이 된다. 동양은 서양과 달리 중요성의 비중을 ‘격물치지(格物致知)’보다 ‘성의정심(誠意正心)’에 둔 측면이 강하다. 과학이 발달할 사유의 맹아가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내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내면세계의 탐구에 몰입한 대가가 과거 몇 세기 동안 서구열강에 세계사적 패권을 내준 결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몸과 마음, 무형과 유형의 통합체이다. 우리에게는 치우침이 아닌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의 삶에서 우리는 ‘격물치지’와 ‘성의정심’의 조화로운 형태를 목격할 수 있다.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Science without religion is lame, religion without science is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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