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와 목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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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목민관
  • 천강정
  • 승인 2011.12.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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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신문 발행인 천강정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산길을 가다 시아버지와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차례로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무덤 앞에서 울고 있는 여인에게 “그런데도 어째서 이곳을 뜨지 않는건가요?”하고 물으니, “이곳에 살고 있는 한, 그 무거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요.”라고 여인이 대답했다. 이에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혹한 관리는 호랑이보다도 무서우니라.(苛政猛於虎)”라고 가르쳤다.
조선말기 60년 세도정치가 이어지면서 관리들의 부패와 백성들에 대한 억압과 수탈은 극에 달했다. 실제 군역과 세금이 무서워 산으로 들어간 화적떼가 많이 늘었다. 동학농민전쟁의 시발이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 때문이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지방자치 시대를 20년 이상 맞고 있다. 가끔 지방자치단체장(도지사, 시장,군수)의 부정부패가 언론지상에 공개되어 관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다. 그러나 관선단체장은 시민이 아닌 중앙정부의 눈치만 보고 진정 주민의 편익을 위해 힘쓰지는 않는다.발전적 사업을 도모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임기만 채우고 문제되는 일도 시간을 끌고 덮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부정부패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지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과 언론의 감시와 비판만이 그것을 막을 수가 있다. 사람 속은 알 수가 없어서 당선된 후에 어떤 식으로 할지 알 수가 없다. 단지, 그 사람이 살아온 내력을 보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는 더욱 시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가능케하며 시행착오는 있을지언정 그러한 과정으로 가고 있다.
물론, 지방자치에서의 보완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 첫째, 단체장들이 국회의원에게 공천이 매여있다보니 더 공명정대하게 행정집행을 못하고 눈치를 봐야한다. 선거가 끝난 후면 늘 있는 보은인사, 지나친 국회의원 떠받들기가 그 예다. 시장.군수는 당과 시민의 표심에 의해 당선되지만, 당선된 후에는 전체 시민의 시장.군수인 것이다. 둘째. 자치단체가 하는 사업들이 제대로 타당성 분석같은 검증이 제대로 정확하게 되지 않아 지방채발행과 지방정부 적자누적과 그로 인한 파산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시장, 시의회의원들, 용역연구기관이 있지만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셋째, 수백 또는 1천명 이상의 인사권을 가지므로 귀가 달콤한 얘기에 둘러쌓여 귀를 더 열지 못할 수도 있다. 쓴소리를 귀담아 듣는 넓은 가슴을 가져야한다.
기초단체장의 역할은 바로 시민의 의식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시민은 시군의 행정을 생활 속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 시민은 타성에 젖은 모습보다는 더 큰 행정과 화합, 포용의 리더십을 원한다. 시민은 말이 없지만, 가슴속에 느낌을 간직하고 있으며, 표로서 심판을 해주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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