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義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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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義란 무엇인가?
  • 논설위원 홍경섭
  • 승인 2011.07.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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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學 洪 景 燮

정의(正義)란 과연 무엇일까? 한 가지 사안이나 상황, 사건을 정의로운 것, 불의(不義)한 것으로 분명하게 재단할 수 있을까? 정의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일도양단(一刀兩斷)하듯 분명하게 선악으로 나눌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다. 인간의 머리는 완전을 지향하지만 몸뚱이가 그 발목을 잡는다. 먹고 배설해야 하는 육체가 있는 한 사람은 오류를 범하게 돼 있다. 그것도 죽을 때까지 반복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를 간과하는 것이야말로 심대한 오류이자 불의인데도 인지하지 못하곤 한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 역사관으로만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관에 맞으면 정의이고 맞지 않으면 불의라고 판정한다.

그런데 과연 나의 생각이 무결점일까? ‘내가 그 상황에 처했거나,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한 번쯤이라도 되새겨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온전히 내가 세상의 잣대이다. 내 기준에 맞으면 정의이고, 안 맞으면 불의이고 죽일 놈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어설픈 정의의 칼에 상대방은 상처를 받고, 때로는 한 가정이 무너지고, 한 조직이 재기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가 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원수를 갚겠다고 나설 것이다.

분노와 악의는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정의는 강한 자가 규정하는 것이 되고 만다. 정의가 아니라 불의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이런 오류를 범하며 살까? 우리는 흔히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때문에 그렇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 항상 주차하던 곳에 주차하는 경향이 있고, 대학교 강의실에서 구석에 앉은 학생은 학기 내내 그 자리에 앉는다. 흔히들 변화는 불편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성은 강철도 녹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연륜이 쌓이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는 것이기에 나이듦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정의란 어떤 것일까? 영원한 정의가 가능할까? 영원한 진리가 없듯 영원한 정의도 없다.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듯 정의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선각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이 말은 자신의 능력 한계, 본분 역할 등을 알고 그 한계를 넘어서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단다. 동양의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는 경구 또한 같은 절제의 지혜를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저지르는 악은 정의일까? 정의라고 생각해 한 행동으로 상대방의 인생이 거덜나고 그 가족이 상처받는다면 그것이 정의일까? 그것은 어떤 연유나 형식을 갖췄든 강자의 판단이자 강자의 이익에 불과하다. 목적이 아무리 정의로워도 수단이 정의롭지 못하고 그 결과가 참담하다면 부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가? 그만큼 정의(正義)도 칼로 무 자르듯 정의(定義)를 내릴 수 없다. 생각해보면 이리저리 생각이 흔들리고, 상황에 좌우되고, 욕심에 휘청거리며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을 확고히 하며 삶을 마친 사람들을 우리는 성인(聖人), 선각자로 추앙하며 본받고자 한다.
정치권의 이념논쟁은 사실 이익논쟁이 아닐까? 정의논쟁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너무 자신의 잣대에 매몰되지 않는 게 내 삶의 평화, 남의 삶의 안정에 좋을 듯하다.

요컨대 한 마디로 어떤 것이든 함께 어울려서 올바름에 이르면 정의로운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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