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도 감정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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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도 감정노동자다.
  • 관리자
  • 승인 2011.04.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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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양주소방서장

스마트폰, IPTV 등 최신 기기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대지만 아직까지 3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 산업이다. 이 서비스 산업이 만개함과 동시에 나타난 직업군이 있으니 그것은 감정노동자군이다.

감정노동자란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특정한 감정 상태를 연출하는 것이 업무상 요구 되는 노동 유형으로 항공기 승무원이나 백화점 판매원, 미용실 직원 등이 대표적인데 나는 이 예시에 소방서 구급대원을 포함시키고 싶다.

구급대원은 현장에서 항상 친절하고 웃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국민들의 부름을 받고 일하는 대리인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많은 감정노동자들처럼 항상 친절하고 웃어야 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가장 크게 노출 되어있는 구급대원들이 정신적인 감정노동자의 대표적인 질환(우울증)에 시달릴 염려도 크다는 것이다.

2010년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감정노동자의 절반이상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약 5배 높은 수치로 감정노동자들의 웃음 뒤에 비애를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PTSD외에 감정노동에 따른 구급대원들의 정신적인 문제를 다루는 연구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연구하고 다룰 가치는 충분히 있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골라내야 하고 사후 관리해야 한다. 또한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전문 치료사 등을 고용하여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예산낭비이며 배부른 소리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구급대원들이 이런 감정노동 후유증에 노출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가적인 손실인 것은 분명한 일이다.

구급서비스는 국민에게 가장 중요하며 가까이 갈 수 있는 정부서비스다.
또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구급서비스만한 것은 없다. 우리 소방관들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전문적인 구급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인적자원 즉 구급대원들의 관리가 절실하며 그 뒷면에는 감정노동자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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