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불충분.” 2024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은 4년 넘게 수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씨를 이 한마디로 마무리지었다. 고발 접수 4년 6개월 만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4월28일 서울고등법원은 그 동일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같은 사건 같은 증거 다른 결론 이 간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검찰의 불기소 논리는 단순했다. 계좌 6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된 것은 인정하지만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주가조작의 ‘인식’이 없으면 공모도 없고 공모가 없으면 공동정범도 없다. 법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특검이 밝혀낸 사실은 달랐다. 102건의 시세조종 거래 중 48건이 본인 계좌를 통했고 작전 세력에게 자신의 주식을 싸게 팔았다며 직접 항의한 정황도 재판에서 드러났다. 거기다 결정적인 의혹이 있다. 특검은 검찰이 대면조사 두 달 전인 2024년 5월에 이미 ‘불기소’를 내용으로 한 문건을 작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결론을 먼저 써놓고 조사를 한 셈이라면 그것은 수사가 아니라 면죄부 발급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달리 형량을 두 배 이상 높인 이유도 명확하다. 2심은 김 씨를 단순한 ‘전주’가 아닌 시세조종의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가담했다면 그 사실을 알았느냐 몰랐느냐는 정황으로 충분히 추론 가능하다는 것이다. 통일교 샤넬백 수수도 1심이 무죄로 본 첫 번째 가방에 대해 ‘묵시적 청탁’을 인정했다. 802만 원짜리 가방을 인사치레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사건은 법리 다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지위에 따라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는 불신 그 불신이 법원의 판결로 일정 부분 확인됐다는 현실이다.
재판부는 선고 내내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그 말은 피고인만이 아니라 수사를 뭉갠 기관에도 향했어야 한다. 법이 권력 앞에서 뒷걸음칠 때 결국 그 짐은 법원이 뒤늦게 감당해야 한다. 사건은 이제 대법원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