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관심은 사뭇 덜하지만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교육감도 뽑는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본예산은 약 23조 원으로 경기도 예산의 절반이 넘는다. 교육감은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집행할 뿐 아니라, 경기도의 교육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그래서일까 전 교육부장관부터 5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후보들의 이력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교육 수장이 바뀐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매일 아침 등교하는 교실의 풍경이 마법처럼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특정 인물의 당선이 교육의 모든 난제를 해결하는 만사형통이 될 수는 없다. 정치가 투표로 시작해 참여로 완성되듯 교육 역시 주체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한다. 교육감 한 명의 철학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학교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치’의 힘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의정부 금오중학교의 ‘교복 혁신’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의 불편한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활동성 높은 생활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처음부터 꼼꼼히 묻고 함께 협의했다. 교육청의 정책을 현장의 목소리와 결합해 도출한 ‘정장 교복의 생활복 전환’은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와 경제적 실용성을 모두 잡으며 지역언론에 모범 사례로 소개되었다. 정책이 현장의 참여를 만났을 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지 증명한 셈이다.
반면 의정부의 또 다른 중학교 소식은 씁쓸함을 남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수렴 없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졸업앨범 폐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추억을 간직할 권리를 부정당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교육 현장은 불필요한 혼란에 빠졌다. 무슨 명분이 있다 한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결정은 결국 교육적 가치를 훼손하고 불신만 키울 뿐이다.
교육의 질은 교육감의 직인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통해 결정된다. 선거는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것으로 끝나지만 교육은 그 다음 날에도 이어지는 아이들의 일상이다. “교육감이 누구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여야 한다. 마을과 학교가 함께 아이를 기르는 시대 진짜 교육 혁신은 학교 담벼락 안쪽에서 스스로 참여하는 우리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