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 중심은 ‘의정부역’이다. 특히 의정부역사는 지하상가와 백화점과 연결되어 있어 지역의 주요 쇼핑의 메카이자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의정부역을 통과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기공식이 진행되었다. 2027년에 완공이 되면 서울 한복판을 통과하여 수원까지 38분 만에 도착하는 가히 기적 같은 일이 완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밝은 청사진의 이면에는 항상 어두운 면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의정부역에는 십수명의 노숙인들이 포진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역으로 올라가는 통로인 계단에는 영락없이 허름한 차림의 노숙인들이 구걸하고 있고, 의정부시청 쪽에 위치한 서부광장에는 거의 매일 예닐곱명이 모여 술판을 벌리는 등 어느덧 익숙해진 흔한 광경이다. 여기저기 내버려진 술병과 오물들, 널브러져 있는 옷가지와 새까만 이부자리, 그리고 노상방뇨와 분변 등으로 인한 악취는 도저히 근처를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소였다.
의정부시청이나 국민신문고 등에는 항의 민원이 폭주하였고, 이를 해결하고자 공무원들과 복지시설 등에서 온갖 노력을 했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필자는 경기북부 유일의 노숙인복지시설인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4월에 센터장으로 부임하고 막상 업무를 시작했을 때, 전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노숙인이라고 불리우는 분들과 불결의 끝을 보여주는 의정부역사를 보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중 가장 듣기 싫었던 얘기가 노숙인들 때문에 의정부시의 이미지가 완전 최악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각자 고유의 이름이 아닌 노숙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우는 이분들은 대부분 가정환경이나 사회구조적 견해 차이로 인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아픔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보듬어 주고 지원해 줘야 하는 대상이지 결코 내쳐져야 할 대상은 아닌 것이다.
바로 그러한 노숙인분들로 구성된 모듬을 만들고 자활사업을 시행하였다. 2020년 6월 말 처음으로 노숙인이었던 분들 10명 이상과 함께 서부광장을 물을 뿌려가면서 무려 3시간 반 이상을 닦아 댔지만 찌든 때는 벗겨낼 수 없었고, 연말까지 6개월 가량을 전동 솔까지 동원하여 닦아낸 후에야 조금씩 환해지는 것을 보았다.
2021년도에는 지역 내 13개 봉사단체들과 ‘클린의정부연합봉사단’을 조직하였다. 매달 1회 30명이 넘는 인원들이 투입되어 소매를 걷어부치며 고압 살수차까지 동원하여 물청소를 진행하였고, 지금은 동·서부광장과 인근 공원까지 확대하여 각기 정해진 구역에서 꼼꼼히 환경정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횟수를 세어보니 어느덧 총 38번을 진행하였다. 올해에는 3월29일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매월 1회씩 총 9번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요즘 의정부의 관문인 의정부역이 깨끗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클린의정부연합봉사단’의 애씀의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안식처이자 보금자리인 의정부시를 가꾸는 것은 정부보다는 먼저 시민들이 나서주어야 한다. 그리고 ‘내 삶을 바꾸는 도시 의정부’를 완성하는 것은 민과 관이 함께할 때 가능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올 한해 청결하고 쾌적한 의정부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과 함께하는 ‘클린의정부연합봉사단’ 활동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