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차이나’ 독감인가 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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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차이나’ 독감인가 암인가
  • 한북신문
  • 승인 2024.03.1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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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남궁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며칠 전인 3월4일부터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인대, 전정협)가 일주일 내외의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해 시진핑 3기가 공식 출범하면서 큰 기대를 안고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에서 리오프닝(reopening, 코로나19로 인해 폐쇄되었던 경제 활동 재개)으로 들어섰지만 그 회복세는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년 5.5%이상 되어야 졸업생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고 중국 경제를 버틸 수 있다고 하는데 IMF는 2022년 3.0%, 2023년5.2% 그리고 금년과 내년에는 4.2%, 3.4%를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작년 연말기준으로 아파트 매물이 16만채, 상하이는 18만채를 넘어서며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이른바 일선도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부동산 붕괴가 현실이 되어 그 관련업체들인 헝다와 비구이위한, 완커 등이 줄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경제성장률 5.2%에 대해서도 중국 전체 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투자가 9.6%를 기록했고 수출입도 0.2% 증가에 그쳤는데 5.2% 증가라는 수치는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서방의 입장이다.

이는 “중국통계는 나도 믿지 않으며 전력소비량과 철도운송량 그리고 은행 신규대출 등으로만 판단한다”는 리커창 전총리의 말 이른바 ‘커창지수’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폐기 이후에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하면서 크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부분의 투자가들 생각과는 달리 이처럼 중국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가 이른바 ‘D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즉 적자(Deficit),부채(Debt),레버리지 감소(Deleverage),경기침체(Downturn)이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급락했고 지방정부 등에서 시장 효율성을 무시한 채 도로, 철도 등 인프라에 너무 과하게 투자하다보니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비금융부문 총부채는 GDP의 297.2%로 미국(255.6%)이나 EU(250.9%)보다 높아지면서 지난 5년 사이에 총부채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가 겹치면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소비 여력도 급락했고, 정부도 빚을 내서 경기 부양할 여력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기침에 독감이 걸려버린 홍콩도 그 동안은 ‘동방의 진주’였지만 이제는 그 명성이 확실히 퇴조해 보이는 형국이다.

그 동안 절대량의 중국 제품 수출입으로 세계 10대 무역국중 하나였던 홍콩 무역이 1953년 이후 70여년 만에 최대 하락폭(36%)을 기록과 함께 2020년 홍콩 보안법에 따라 홍콩이 사실상 중국 대륙에 통합된 이후 불안함을 느낀 서방 금융기관 및 홍콩 주민 20여만 명이 홍콩을 떠났고 한 때 6500만 명을 넘어섰던 관광객들도 350여만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러한 퇴조현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작년의 대중 무역수지가 1992년 수교이후 처음으로 적자(180억 달러)로 기록하며 30여 년간 한국경제에 순풍 역할을 했던 중국 상황이 이러할 진대 한국의 사정은 어떠한가?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에서 ‘피크 코리아’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다. 출산율 저하(0.7명대)에 따른 인구감소와 빠른 노령화 속도, GDP대비 102%의 가계부채, 그리고 연간 2%대의 경제성장률 등이 중국과 유사한 맥락인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7년째 갇혀있는 3만 달러대 GDP이다.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에서 비롯하여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저출생·고령화와 성장동력 상실로 정점을 지나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런 일이다. 따라서 피크 차이나가 피크 코리아로 전염되지 않도록 차분하고 심도 있게 준비해야만 한다.

고질적인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해서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가기보다 미국형 첨단 신기술 개발 토대구축과 진부화된 사회 경제·구조 개혁 등의 적극적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피크 차이나가 일시적인 독감일지 장기 저성장으로 고착화되는 암일지 모르지만 바로 연관된 이웃으로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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