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은 흑과 백의 논리 속에 갇혀 있지 않다. 대부분 흑과 백의 절묘한 협상과 타협 속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최선이 아니라고 해서 포기해 버린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항상 최선이 아니라도 차선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엄동설한에 1만 명이 넘는 포천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한복판에서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철도 건설을 요구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포천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옥정-포천’ 광역철도 건설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런데 사업계획적정성검토 등이 진행되면서 당초 시민들이 기대했던 7호선 직결운행과 달리 ‘옥정-포천’ 구간만 왕복하는 셔틀운행으로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될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기왕 포천에 철도가 들어오는데 우리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옆 동네에 들어서는 GTX에 대한 접근성도 개선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러나 설상가상 이러한 의지에도 걸림돌은 계속 나타났다. 우리 포천시와 양주시가 서로 다른 노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합의를 봐야 하루라도 빨리 포천시민에게 철도 이용의 편리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시민 의견을 청취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양주시의 의견에 찬성하기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무엇이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지 냉정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다행히 우리 시민들도 이러한 뜻을 알아주고 함께 힘을 모아주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경기도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양주시 안이었던 전철 ‘옥정-포천선’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정차역인 덕정역을 직결로 연결하는 ‘덕정-옥정선’ 건설에 대해 타당성 있는 사업으로 선정했다. 심지어 선정된 노선 12개 중 비용대비편익(B/C)이 3번째로 높은 사업으로, 국토부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기쁨보다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우리 포천시민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일은 포천시정에서 항상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