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자본주의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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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자본주의를 넘어서...
  • 관리자
  • 승인 2011.01.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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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기 원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쓴 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오로지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자본주의를 일컬어 베버는 천민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귀족자본주의라는 말도 있는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베버는 이런 말을 사용한 바 없다. 하지만 구태여 그러한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천민자본주의와 대립되는 자본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배려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이익을 취하는 자본주의 본래의 모습을 뜻한다.

경쟁업체에 흠집을 내고 이미지를 왜곡시켜 반사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행위나 소비자의 건강이나 주변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만을 취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하거나 아주 낮게 책정하여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사용자의 이익 정신에는 천민자본주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품질과 기술로 승부수를 던져 경쟁사와 공정하게 경쟁해서 이기려고 하기 보다는 경쟁사에 흠집을 내거나 질이 낮고 가격이 낮은 재료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매출액만 늘이고 보겠다는 생각도 모두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이다.

땅 투기나 저임금과 저비용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들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기술기발에 투자하거나 미래의 신상품 개발과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응했던 기업은 살아 남아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모두 그 이름과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사실 한국이 후발 주자로서 수출 주도형 발전 모델을 따라 경제를 발전시켜온 것은 천민자본주의적 발상과 무관하지 않다. 싼 값으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노려 이익을 얻어왔다. 지금은 중국이 그 자리를 이어 받고 있고, 이를 발판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지금 중국의 자본주의 수용에서 보이는 천민자본주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싼 가격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마다하지 않는 그러한 자본주의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한꺼번에 유럽이나 스위스 등이 수행한 신뢰와 기술 그리고 탄탄한 복지정책을 바탕으로 한 질적인 자본주의를 단번에 기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제 3의 대안이란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새로운 폼격의 자본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 새로운 품격의 자본주의란 소비자와 경제주체 그리고 자연환경 모두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이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식 자본주의나 일본식 자본주의 또는 유럽식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가능해져야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어야 한다. 친환경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전의 화두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즉 환경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환경 친화적인 개발과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산업혁명 이후 전제로 깔려 있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생각하는 천민자본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량생산이 반드시 이익이 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중앙집권적 수도권 중심적 경쟁적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다. 각 지방의 특성을 살리는 지방분권형 경제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

만약 한국의 기업들이 ‘저탄소 녹색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면, 세계 경제의 아젠다 즉 세계 경제의 규칙도 일거에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개발과 모두에게 Win-Win이 되는 새로운 경제 파라다임(paradigm)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에 새마을 운동을 통해 경제 발전을 시킨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 새마을 운동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아젠다(agenda)에 맞추어 새롭게 구성하여 세계에 알릴 때,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틈새에 끼어 부동산 버블과 더불어 자칫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는 한국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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