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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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이유
  • 한북신문
  • 승인 2024.01.3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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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사회복지사! 15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취득한 국가자격증이다. 필자가 40년 전 사회사업학과가 무엇을 하는 학과인지도 잘 모르고 선택한 학과이다.

1982년 철공소에서 일하던 필자에게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울 소재 00대학교에 합격했다고 한다. 사연을 확인하니 용산에 있는 학원에서 칠판 지우는 지도원으로 일하면서 무료로 공부하여 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서울에 그런 곳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 친구와 함께 학원을 방문하여 확인했다. 그 이후로 나도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철공소 사장님을 수차례 설득하여 낮에는 철공소에서 일하고 야간 학원에서 칠판을 지우며 보충이 필요한 과목을 공부했다.

철공소 동료들의 피곤한 잠자리를 깨우지 않기 위해 철공소 옥상에 큰 개집 옆에 앵글로 천막을 치고 부실하지만 침대도 만들어서 베니어판, 스치로플 한 장, 장판 등으로 침대를 만들어 생활했다.

자전거에 높이 헌 옷과 담요를 싣고 다니면서 ‘하나에 천원’ 하면서 파는 분이 있어서 숙소를 장만했다. 라면박스가 책꽂이였다. 시간이 흘러 시험을 보고 어느 학과에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장애인이신 아버님을 놀리던 이웃 동네 아이들 생각과 철공소에서 경험한 빈곤 등을 생각하며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당시 학원 친구가 보던 ‘진학’이라는 잡지를 보게 되었는데 사회학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내 시험점수로는 갈 수가 없다. 가다다순으로 사회학 다음에 ‘사회사업학과’가 소개되어 있어서 살펴보다가 서울 소재 사회사업학과가 개설된 대학을 방문해서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갔다.

연구실에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계시던 교수님을 만나 설명을 하니 사회사업학과가 그런 학과라고 적극 추천하였다. 엄두도 못냈던 대학교 교수의 말이니 그대로 믿고 지원하였다.

겁이 나서 발표 일에 가보지도 못했다. 친구가 가보더니 내 이름이 열한번째에 있다고 전해줬다.

그렇게 사회사업학과 대학생이 되었다. 대부분 여학생들이었다. 당시 여학생들은 형이라고 불렀다. “형은 왜 우리과 온거야?” “응! 좋은 세상 만들려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사회복지사로의 길이다.

1983년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되면서 1984년도부터 사회복지사 제도가 신설되어 3등급체제로 시작되었다. 2003년부터는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이 시행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1987년부터 성남에 있는 월드비전 성남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다가 여의도 월드비전 본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1991년 4월 월드비전을 사직하고 ㅇㅇ지역에서 아동복지시설장을 10년 하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살아오고 있다.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사회복지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지금도 필자의 정체성은 사회복지사로서 후학을 양성한다는 생각으로 정리되어 있다.

‘좋은 세상만들기’를 혼자하기 보다는 제자를 양성하여 조금이라도 더 넓게 더 빨리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애쓰는 사회복지사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

사회복지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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