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나루 국제연극제 20주년 학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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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나루 국제연극제 20주년 학술제
  • 한북신문
  • 승인 2023.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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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정 대학로중견연기자사회적협동조합장
곽수정 대학로중견연기자사회적협동조합장

 

지난 10월3일 연극<엄마에게 하지 못한 말>(국민성작/곽수정 연출)의 첫 공연을 그야말로 전쟁통에 콩 볶아먹듯 올리고 공주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당일 오후 3시부터 ‘고마나루 국제연극제의 현황과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학술 심포지엄에서 <기 수상작들을 통해 보는 연극제의 역사와 성격>이라는 글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었다.

인구 10만의 도시 ‘공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도시로 선정되어 백제의 문화를 이어가는 도시로써 역사문화축제인 ‘백제대전’도 함께 진행 중이었다. ‘백제대전’은 250억, 고마나루 국제연극제는 4억 원이라는 예산의 차이가 말해 주듯 도시는 온통 ‘백제대전’의 홍보물로 뒤덮여 있었다.

20년 역사의 ‘고마나루 국제연극제’의 폐막공연 직전에 열린 학술제에는 관계자와 학자, 관객 포함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연극제 관계자에 의하면 공주시에서는 연극제에 대하여 4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지만 ‘연극제’에 대한 간섭은 일절 없다고 했다. 연극제의 순수성과 독립성, 창의성이 존중받는 채로 지난 20년을 꾸려왔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이번 학술제에서 논의된 이야기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그 도시의 특징과 정체성을 간직한 채로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하여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시민들의 공동체 정신에 의한 자발적 참여 의지’라는 점이었다.

주최 측에서 아무리 현란하고 진정성 있는 주제를 뽑아내고 예산을 집행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면면이 출중하다 하더라도 그 도시에 살고 있는 나와 내 이웃이 ‘언제 축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간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시의 전체 인구 중에서 축제를 즐기고 그 축제가 내 삶을 바꾸는 변화를 과연 몇 명이나 체험할 수 있는가. 주최 측에서 매번 집중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쓰이는 그 외의 많은 축제와 문화 관련 행사들 시 행사, 문화재단들의 공연과 행사들이 보다 내실 있게 지역문화인들 중심으로 지역민들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계획되어 이루어진다면 더욱 행복하고 뿌듯한 삶으로 한걸음 디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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