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성 애도(complicated g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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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 애도(complicated grief)
  • 한북신문
  • 승인 2023.10.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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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본원에는 자녀의 죽음(사고사 혹은 병사)으로 오랜 시간 동안 고통과 슬픔을 감내하며 지내는 어머니 환자분들이 몇 명 있다.

그들은 자녀의 죽음이란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정(denial)’,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인한 ‘우울(depression)’, 죽음과 연관되었다고 여겨지는 상황에 대한 ‘분노(anger)’, 그리고 자신의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guilty)’ 등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및 친척의 죽음 그리고 최근에는 오랜 시간 같이 지냈던 반려 동물의 죽음 등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은, ‘일반적 애도’ 과정을 잘 겪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원래의 정상적인 생활로의 회복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 애도’ 과정을 통해 위의 네 가지 감정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괴로운 마음이 오래 지속되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어려울 때는 ‘복잡성 애도’를 거치는 상황이므로 전문적인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위에서 ‘복잡성 애도’를 겪는 분들이 있다면 섣부른 위로의 말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그런 느낌을 인정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들이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온 시간이 오면 그들의 현실적인 삶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현실을 받아들이는(수용하는) 힘이 생기고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들은 최선을 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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