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엄마의 자위를 본 딸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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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엄마의 자위를 본 딸의 반응
  • 한북신문
  • 승인 2023.10.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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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최근 드라마 ‘남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고등학교 때 딸을 낳고 아버지 없이 혼자서 딸을 키운 터프한 엄마와 혹시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시집을 가 버릴까 걱정돼서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경찰관 딸의 이야기이다.

기특한 딸과 엄마의 이야기인데 고등학교 때 딸을 낳은 엄마는 정신연령이 고등학생 수준이고 욱하는 정의감이 있고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엄마가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딸과 알콩달콩 서로 아끼면서 사는 드라마다.

그런데 그 드라마 첫 장면이 엄마의 자위로 시작된다. 엄마가 ‘딸이 당직이라서 늦게 들어오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방문을 안 닫고 자위하는 것을 딸이 보게 되는데 그 드라마에서 엄마의 자위 장면이 두 번이나 나온다. 엄마와 딸, 둘 다 난감해하고 놀라면서도 서로 짜증도 내고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 넘어간다.

그런데 나에게 진료 받으러 오는 여성 중에 가끔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즉 딸이나 아들에게 과일을 주려고 방에 노크한 후 아이들이 들어오라는 말도 안 듣고 바로 방에 들어갔는데 자위를 하는 장면을 보게 되고 엄마는 미안하고 자식은 어색했는데 그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많은 엄마들이 나에게 “이럴 때 어떻게 해요?”라고 자주 질문을 한다.

이런 일은 남편이나 아내 혹은 자식들에게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럴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서로에게 어떤 에티켓이 필요할까?

▲자위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역시 화장실이다. 그런데 이럴 때도 반드시 화장실 문을 잠근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에 자기 방에서 할 거면 호텔 문 앞에 걸어 놓는 팻말처럼, ‘사용 중’이라거나, ‘취침중, 휴식 중’ 등 팻말을 방문 앞에 걸어둔다. ▲가족의 구성원은 그 방의 노크를 자제하거나 그 방에 들어가는 것을 자제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만약에 응급상황이라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이렇게 행동할 경우 서로 사생활도 보호받고 그리고 어색하고 당혹스러운 순간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위행위 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은 아내나 남편의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내가 있는데 어떻게 자위를 해?’ “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자위를 하지? 그 이유가 뭘까? 사랑이 식었나?‘

이런저런 생각으로 서로 오해하고 서운해 할 수도 있고 가끔 이런 일도 부부싸움을 하거나 그 일 이후 이혼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이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치 똥 누고 오줌 싸는 것처럼 배설행위를 할 때는 철저하게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이미 성인이 된 자식이나 부모는 절대로 자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식들에게도 부모의 자위는 보고도 못 본 척해야 하는 일이고 마찬가지로 엄마가 휴지통을 비우면서 자식의 자위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모른 체 해 주어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드라마가 성적으로 점점 오픈되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람들이 얘기할 것이 많아지고 서로 생각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위는 사생활이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아니니까 죄책감이니 황당한 느낌 없이 자유롭게 자위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대한민국 문화로 만들자! 왜냐하면 못 하게 한다고 안 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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