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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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증후군
  • 한북신문
  • 승인 2023.09.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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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어떤 연구에 의하면 전체 의대생의 약 70~80%가 ‘의대생 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필자도 아주 오래전 의대생 시절에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고 기억한다.

의과대학 과정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질병들의 증상을 마치 자신도 겪는 것처럼 인식되고 그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고민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질병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진료와 검사를 받기도 한다.

배우고 있는 질병의 증상에 주의가 집중되다 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안테나가 온통 그곳으로 향하게 되어 아주 미세한 신체 현상도 증폭, 과장되어 느끼기 때문이다.

신체에 있는 아주 작은 ‘점’도 현미경으로 보듯 아주 가까이서 보면 보름달만 하게 커 보일 테고 수십 미터 뒤에서는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자신의 지나친 관심이 무시할 수도 있는 아주 미미한 문제를 더욱 확대되도록 하여 이로 인해 자신이 불필요하게 힘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본원에는 여러 가지 신체적 질환에 대한 신체 검사를 받았어도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자신은 신체 여러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여 내원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신체적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심리적 이유도 많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안테나를 모두 신체적 변화로 향하게 하여 작은 현상도 무시가 안 되고 장기간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신체 현상에 대한 지나친 정보를 접하게 되어 처음에는 없던 질환이 생기기까지도 한다. 자신이 지닌 여러 안테나를 한곳이 아닌 다양한 분야로 두루두루 향하게 해야 하고,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過猶不及)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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