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시장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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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장을 만들자
  • 한북신문
  • 승인 2023.08.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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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정 학교에연극을심는사람들 대표·배우
곽수정 학교에연극을심는사람들 대표·배우

 

의정부지역을 거점으로 교육극단을 창단하고 교육연극, 창작, 마을커뮤니티연극을 기획하고 진행해 온지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하나의 작은 극단이 지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마는 늘 작은 한 걸음, 벽돌 한 개가 쌓여 성곽을 이룬다는 마음으로 매진해 오고 있다.

‘좋은 연극을 본다.’는 이 단순한 문장 하나에는 매우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 우선 좋은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이 스탭진과 출연진으로 나뉜다.

이 구성원 한 명 한 명은 수 십 년의 노하우와 창작의 시간들을 가져온 사람들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주제를 무대에 형상화하기 위하여 많은 땀방울을 흘린다.

또한 마찬가지로 관객은 연극을 고르고 예매하고 지하철이나 자가용을 타고 극장까지 가서 1시간 반에서 2시간의 시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바쳐서 관람을 한다.

관객의 수고도 크다. 이 때 ‘좋은 연극’은 관객에게 많은 것을 준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위해 연극은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 가치는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애매하여 만드는 사람들의 수고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처럼 규격이 있어서 가격이 정확하고 유통과 순환에 대한 규칙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역에서의 예술 활동의 경우 기본적인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창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이 더욱 크다.

생태계란 곧 시장을 말하는데 시장 자체가 성립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는 아무리 창작을 해도 확대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작’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늘 기획과 무대를 창작자들이 직접 찾아 헤매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적으로 지금은 예술가들에게 N잡러를 요구하고 있다.

비운의 이 시대의 예술가들이여! 우리가 시장을 만들자.

좋은 연극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은 그 지역에 기본적인 연극예술 동호 인구가 존재해야 한다. 연극보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동호인구가 존재하려면 ‘좋은 관극경험’과 ‘감동의 경험’이 존재해야 한다.

마을의 어딘가에서 정기적으로 좋은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즐기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나의 생활 속에서 활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마을 어딘가의 극장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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