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또 다른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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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또 다른 무게
  • 한북신문
  • 승인 2023.08.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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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구약성서 『욥기』는 동방의 대부호였던 욥이 감당해야 했던 까닭도 모르는 시련을 주제로 한다. “이 세상에 의인(義人)이 있느냐”를 놓고 하나님과 사탄 사이에 벌어진 논쟁의 결과 하나님이 ‘의인’의 예로 든 <욥>을 사탄이 시험하도록 허락하면서 그에게는 참혹한 시련이 닥친다.

그의 엄청난 재산이 전부 소멸되고 자녀 모두가 사고로 죽는데다 본인은 악질에 걸려 견딜 수 없는 병고를 겪는 와중에 아내마저 그를 저주하고 떠나버리는 극한 상황에서 그의 친한 벗 4명이 찾아와 그의 고난의 원인과 해결책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논쟁이 바로 『욥기』의 내용이다.

인생은 본래 <불공평>하다. 내가 남자, 혹은 여자로 태어난 것이 하필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이 나를 낳아 준 부모의 삶의 형편이, 키와 용모가, 나의 지력이 그 모든 조건들이 그 무엇 하나 따지고 보면 따져 볼수록 헤아려보면 헤아려 볼수록 나의 맘에 들고 흡족한 것이 어디 하나라도 있던가? 이렇게 이 나이 까지를 살고 보니 타고난 그 불공평을 견디고 이기며 여기까지 살아온 우리의 삶이 참 대단하다 싶어진다.

형에게 차이고 선배들에게 쥐어 박히고 군대와 직장의 선임들에게 시달렸던 그 불공평함이라니 이유도 없이 때로는 까닭도 모르는 채 참 억울한 일을 많이도 겪었더랬다. 그러나 그 억울했던 형제의 서열이 그 학창시절이 그 군대 시절이 그 시집살이가 그 초임시절이 심지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그 힘든 불합리를 겪고 견디며 나를 키워가는 것, 결국 그것이 삶이고 인생일터이다. 그러니 겪을 바에는 제대로 겪고 배울 바에는 제대로 배워야한다.

부모라면, 교사라면, 선배라면 사랑하는 자녀와 제자와 후배들에게 인생의 억울함 불공평을 극복할 내성(耐性)과 실력, 그리고 멘탈을 강하게 키워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 단 하나 뿐인 자기의 삶을 제대로 살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우리 교육 공동체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교권과 학생인권, 그리고 학생 모두를 가르쳐야하는 교사와 내 자녀에게 유독 민감한 부모가 상식과 원칙을 무시한 채 서로를 전혀 용납하지 않는 대척점에서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이 교육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정말 우리 아이들을 키워내는 현재의 이 방식들이 바르고 확실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교사가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그 학생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고 고발당하고 학생의 인권과 표현권, 방어권을 구실로 학생에게 함부로 취급당하며 성희롱을 당하고 폭행을 당해도 그 학생을 바로 잡을 방법이 없어 마침내 교단을 떠나고 심지어는 인생을 마감하는 상황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것일까? 이 개념 없고 상식 없고 버릇없어 진 아이들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그게 사랑일까? 그게 스승이고, 그게 부모일까? 학생들이 느끼는 불만과 더러는 불공평함을 이기고 극복할 수 있도록 바로 제대로 이끌어 주어야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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