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극한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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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극한기후
  • 한북신문
  • 승인 2023.08.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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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날씨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 없던 세찬 빗줄기가 며칠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마치 열대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한낮의 스콜(squall, 열대소나기)이 빈번해지고 있다. 어느덧 한반도가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둘러싼 기후변화(氣候變化, Climate Change)는 자연적 요인에 의한 것과 인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에서 현재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적인 요인보다 인간의 탐욕이 원인이 된 온실가스 증가 및 삼림파괴 등으로 인한 것들이다.

현재 기후변화의 제일 원인이 되는 지구온도 상승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지구 온난화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남미 적도 부근의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El Nino) 현상과 해수면의 온도가 주변보다 낮은 상태로 일정기간 이어지는 라니냐(La Nina) 현상은 더욱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기후 변화의 원인도 지구 온난화에 의해 대기가 냉각되지 않으면서 차가운 공기를 북극에 가둬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것이다. 한반도는 북극권(북위 66)에서 약 3000km 떨어져 있지만 한반도의 날씨는 북극권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연결고리로 묶여있다. 산업혁명 이후 급증한 이산화탄소, 메탄, 염화불화탄소 등은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의 온도를 크게 상승시켰고, 산업 활동 및 인간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반도의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봄꽃 개화시기, 수산물 종류와 어획량, 과수재배지 등이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면 남해안 일대의 벚꽃이 벚꽃축제 이전에 만개되고 대나무 서식지가 북상하고 있다. 또한 사과 재배지가 경상북도 지역에서 강원도 지역으로 바뀌고 있으며,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던 명태 및 도루묵 등의 어획량이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 등의 대도시 폭염일수, 열대야일수, 호우일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17.23도로 관측되어, 1979년 이후 약 44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유엔에서는 이미 기후 변화가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세계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 195개국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기후협약을 맺고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를 초과하여 오르지 않도록 막자고 약속했다. 1.5도를 유지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에서 2030년 사이에 약 45% 감소하고, 2050년에는 배출량과 흡수량의 합이 0에 도달해야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이룰 수 있다.

기후변화 해결방안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 포집하여 없애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며, 기술개발을 통하여 고효율 에너지 제품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온실가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자연적인 온실가스 흡수원인이 되는 삼림 및 늪지를 보존,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과 동시에 포집하고 저장하는 탄소포집(Carbon Capture)기술도 개발하여 확대하여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도 탄소중립 문제를 과학기술로 돌파하기 위해 탄소중립 녹색성장 추진 전략 및 100대 탄소중립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관련 연구·개발(R&D)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계는 2030 온실가스 배출목표 상향안이 발표되면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1.4%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탄소국경세 등 국제적인 환경규제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은 그 자체로 새로운 산업 규제의 수단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산업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인류가 아름다운 지구에서 대대손손 살아가기 위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만약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에 실패할 경우 지구는 더 이상 인류가 살 수 없는 별로 변화할 것이다.

극한기후의 일상화로 인류가 인류의 고향인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주하는 공상과학영화같은 현실이 미래에 다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세대가 극한기후 변화를 체험하는 첫 세대이자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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