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순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코로나19가 강타한 자영업자들과 중산층의 가계를 더욱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인간들이 생태계를 파괴한 자업자득의 결과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로 10여 년 전에 나토(NATO)의 군인 및 학자들과 지구상의 공동자산 관리 방안을 목적으로 다국적 공조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2년간 추진하다가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공동 연구 결과물을 채택하지 못하고 무산된 적이 있었다.
또한 2005년에 발효된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있지만 미국, 중국 등 강대국이 교토의정서를 포기함으로써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에는 필요성은 인정하나 국익 때문에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으며, 한 국가 또는 지자체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해결하기 곤란한 이슈들이 부지기수로 많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법 중 하나가 커먼즈(commons) 운동이다. 사전적으로는 ‘보통사람’ 또는 ‘공동의 자원’을 의미한다. 따라서 커먼즈는 공통의 유·무형 자원 혹은 공통의 부, 공통의 부를 둘러싼 책임 있는 구성원인 커머너(commoner), 공동체의 자원관리를 위한 커머닝(commoning), 공통의 부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분배하고 확대·재생산하는 성원들 자신의 ‘공동체’로 구성된다(이광석, 2021)고 볼 수 있다.
커먼즈의 범위는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데 미국의 활동가이며 작가인 볼리어(David Bollier)는 공동체의 경제, 정치, 문화를 재구상하기 위한 패러다임이라고 전제하면서 커먼즈 군집을 5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 자급 커먼즈는 인간의 생계 원천인 삼림, 어장, 목초지, 물, 동식물 등의 자연 자원이 이에 해당된다. 둘째, 토착 커먼즈에는 신성한 장소, 토착적 예술, 부족의 전통적인 우주론이나 문화적 관습 등이 포함된다.
셋째, 사회적·시민적 커먼즈에는 자원봉사 은행과 같은 시간은행, 혈액과 장기 기증시스템 등과 같은 공유와 상호부조의 시스템, 공동체의 정원, 광장, 마을 축제, 다양한 시민모임, 아마추어 스포츠 리그, 친환경 마을, 공동거주지 등 공존과 협력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공간과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넷째, 국가신탁 커먼즈는 국립공원, 중앙정부 출자의 연구, 국유지, 전파, 대기 등의 자원을 말한다. 다섯째, 글로벌 커먼즈는 우주와 해양자원, 생물다양성, 글로벌 NGO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초국적 규모에서 협력하는 독창적인 방식이 요구되는 것들이다. 이처럼 커먼즈의 범위는 이용자의 공동체, 공동의 자원, 규칙·규범을 포함하는 제도들 사이의 복합체까지 공동체에 관계된 것이라면 모두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정치 및 경제학자인 오스트롬(Elinor Ostrom)에 의하면 커먼즈의 실천과정에서 발생하는 ‘커먼즈의 딜레마’는 ‘죄수의 딜레마’, ‘집합행동의 논리’와 더불어 ‘사회적 딜레마’의 모델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커먼즈의 비극’ 즉 부작용이나 후유증까지 연구하였다.
의정부시가 7월1일 미군반환공여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에서 ‘CRC 도로개방 시민의 품으로’라는 이름으로 한 행사는 의정부의 단합된 커먼즈의 모습이었다.
한북신문의 독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5가지의 커먼즈 군집이 모두 해당된다. 특히 대부분 지역이 도시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 도시 커먼즈 운동의 정책적, 지역적 해결이 필요하고, 투기성 도시화에 대한 저항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양극화 및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커먼즈도 요구된다.
문화적 인공물과 지식 생산물 같은 공유 자산들 및 창조적 작품과 이에 대한 규약 등의 커먼즈도 필요하다.
또한 지정학적 특성으로 국가의 개입을 통한 토지의 개발과 사유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에 저항하는 단체 활동과 피해자도 많을 수밖에 없다.
묻고 싶다. “우리 지역의 지자체 단체장, 공무원, 중소기업체, 시민 등은 어떤 커먼즈가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민주적 관계로 풀어야 할 선결과제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