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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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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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사회복지란 사람을 대상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조하는 영역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2020년 12월 25일은 너무 힘들었던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박OO님(남, 61세)은 거리에서 발견되어 센터로 입소한 분이다. 헝크러진 머리와 제 멋대로 자란 긴 수염 등 행색이 너무 남루하였고 정신질환으로 의심되어 양주에 있는 병원으로 이관하였다. 그러나 며칠 후 치매가 의심된다며 강제 퇴원을 통보받고 갈 곳을 수소문했으나 노숙인이고 치매로 의심되는 사람을 받아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이틀간의 전화 작업 끝에 정말 어렵게 지역의 요양병원으로 연계하였고 관할 주민센터의 주무관과 함께 주소이전 및 수급진행 등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12월 25일 아침 통제가 힘든 행동으로 인해 다시 강제퇴원을 통보받았다. 완전 멘붕상태로 하루종일 타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병원장과의 장시간 상담을 통해 병원의 조치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동의했다.

그러던 중 2021년 1월 4일 사망 통보와 다시 몇 시간 후 회복 통보 등 긴박한 과정들이 이어졌고 부족한 의료비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등 정말 드라마 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다행히 담당 주무관의 도움으로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었고 2월 말에는 어렵게 가족들과 연락이 되었으며 4월 초 안타깝게도 7남매 중 3명의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100일 정도의 시간들이 어떻게 흘렀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힘이 들었던 기억 밖에 없다. 또 다시 비슷한 사례가 발견되면 더 이상의 개입을 회피할 것 같은 생각까지 든다.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가 내내 아쉬웠다.

요즘은 2004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는 한데인이 발견되어 부활과정을 밟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전혀 경험자들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노숙인복지법에 의하면 노숙인이란 18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상당한 기간동안 일정한 주거없이 생활하는 사람, 노숙인시설을 이용하거나 상당기간동안 노숙인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그리고 상당기간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낮은 곳으로는 비주택으로 분류되는 고시원이나 찜질방 등이 속한다. 참고로 의정부의 경우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16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관내 비주택 거주자에 대한 실태파악과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숙인은 일상적인 우리들의 생활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분들이다. 이 대상자들은 처한 사정과 욕구,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진행해야 할 과정도 모두 다르다. 이들이 우리 지역에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노숙인을 포함한 사각지대 대상자를 발굴하고 초기 개입하며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지역 내 비주택을 포함한 사각지대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이는 각 가정당 주거환경 및 욕구, 정보전달, 건강상태, 문화생활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포함한 정확한 데이터의 확보가 우선된다.

둘째,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민·관 사례관리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의정부시는 각 동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종별 사회복지기관이 운영되고 있고, 복지관련 민간단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어진 업무에 집중할 뿐 기관 간 교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셋째, 사각지대의 발굴 및 지원을 위한 공공영역에서의 지역 네트워크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필요하다.

비주택 거주자 등 복지 사각지대의 극단적 빈곤상태에 조기 개입하여 예방하고 관계기관들의 적극적 개입을 유도하려면 공공영역이 컨트롤타워의 주체가 되고 역할을 조정해 주는 기능이 수반되어야 한다.

복지는 경쟁이 아닌 갈망이다.

의정부시는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58%나 된다고 한다. 이 수치만 보면 이상적인 삶을 실현하는 복지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이 막대한 예산이 어느 곳에 어떠한 명목으로 사용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해결책은 복지 사각지대의 주류복지체계로 편입을 위한 민·관 사례관리체계를 형성하여 각각의 역할을 명료화하여 위기대응 및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가동될 때 비로소 투입된 예산만큼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행복도시 의정부가 실현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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