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과 웰빙, 그리고 클라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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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과 웰빙, 그리고 클라이언트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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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웰다잉(Well-Dying)이란 용어가 있다. 이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좁게는 무의미한 연명의료의 중단과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의미하고, 넓게는 일상에서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준비하는 동시에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과정 전반을 의미한다.

어르신들의 뇌파를 보면 많은 공통점이 있다.

젊은 시절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고스란히 기억으로 남아 현재를 좌우하고 있음을 본다.

좋은 기억은 우리 뇌를 행복하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들은 뇌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전혀 기능을 못하게 차단한다.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는 ‘화병’이라는 질병이 등록되어 있다. 한이 많은 민족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해소하지 않고 방치하면 화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그러나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의 처지는 완전 다르다.

가장 흔한 것은 남편의 강압적인 위치에서의 억압과 폭력으로 상대방은 감히 대응할 엄두조차 못내고 고스란히 가슴 속에 아린 기억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는 체감하는 강도에 따라 80세를 훨씬 넘긴 나이임에도 현실로 발현되어 무언지도 모르면서 그냥 힘겨워한다. 당연히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하고 치매라는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마 죽음을 직면해서도 편히 눈을 감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웰다잉(Well-Dying) 할 수 있는 개입이 절실하다.

웰빙(Well-Being)이란 용어도 있다.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과 행복, 복지와 안녕을 의미하고, 사회적 의미로는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삶의 질을 강조하는 생활 방식을 가리킨다.

요즘은 웰빙먹거리나 웰빙 가구, 웰빙아파트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사회복지의 영문표기는 Social Welfare이다.

Welfare의 동의어는 Well-Being로 곧, 복지라는 뜻으로 잘 살게 하는 것이다. 곧 사회복지는 모든 사람들이 잘 사는 것을 추구한다.

웰다잉은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삶을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품제공 등의 서비스가 우선이다.

반면에 웰빙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존중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다.

똑같은 서비스를 지원하더라도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지고 구성원들의 자세 또한 달라진다.

최근 장애인생활시설에 종사하는 한 지인은 클라이언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기준의 차이로 기존 사회복지사들과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는 시설 전체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갈등이 심화되어 있는 중이다. 뇌파측정 결과 판단기준의 혼란으로 심한 우울감까지 보인다.

원인을 살펴보니 기존 근무자들의 웰다잉적 기준과 지인의 웰빙적 차이로 인한 괴리와 갈등이다.

이들의 생각이 결코 틀렸다고는 보기 어렵고 바꾸려는 시도는 더욱 힘들 것이다.

안타깝지만 서로를 인정하자.

그들 또한 사회복지사이고 나름대로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이미 기존의 서비스가 익숙해져 있고 신념화되어 있다. 이것을 바꾸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복지서비스는 웰다잉과 웰빙, 두 가지를 혼합한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품제공 등을 포함한 생활서비스는 기본이고 개인별로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로서 잔존능력을 최대한 고려하여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

경험을 토대로 하는 산교육이 필요하다.

클라이언트는 항상 위기감을 갖고 있는 갈급한 우리의 이웃이다.

사회복지전문가인 우리가 이론과 실무를 논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는 이 시간, 이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중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진정한 도움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좀 더 확실한 목표와 신념을 가지고 클라이언트를 대할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대하고 소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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