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상태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0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무한히 꿈꾸고, 질문하고, 스스로 기획하고 도전하는 학교’

우리 세대 기준으로는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현실성은 거의 없는 학교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는 이미 몇 년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꿈의학교이다.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것, 그 어느 것도 강제하지 않고 스스로 꾸려가는 것, 그래서 다음 회기를 기대하고 기다려지고 다시 찾아오는 것을 추구한다. 제약은 없다. 단지 흥미위주가 아닌 테마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학력사회로 배움을 강조한다. 이는 오래 전부터 양반과 서민, 지주와 소작인이라는 계급사회를 겪으면서 노동과 착취, 빈곤을 몸으로 체감하며 가난의 대물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애닯픔이 우리를 지배하였다.

가끔 ’개천에서 용 났다‘는 속담처럼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사례가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가난을 벗어나는 길은 공부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못 배워도 자식들만큼은 대학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차라리 신념이 되었다.

이는 리어카 바퀴가 찌부러질 정도로 수북이 쌓인 배추더미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자, 하루 하루를 버텨내는 근본이 되었다.

당연히 배움이라는 것은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필수과정이 되었고, 스스로 계획하기보다는 제시된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저녁 11시 넘어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트럭에는 반쯤 찬 폐가전제품 등 고물들이 보인다.

아침 일찍부터 50대 후반의 부부가 하루종일 바삐 움직였음에도 한 차를 채우지 못한 것 같다.

쌀 한포대와 반찬거리 등이 내려지면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내일 아들네 식구들이 오면 해 주려고 한 물건을 가게에 두고 온 모양이다.

지금도 지구상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연일 물가는 치솟고 그만큼 하루하루가 힘들다.

그래도 우리세대는 오로지 자녀걱정 뿐이니 정말 부모노릇 하기가 버겁다. 아이러니하게도 우편함에는 두툼한 선거공약 자료집들이 꽂혀있다. 희망고문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TV의 모 채널에서 ‘동원아! 여행가자~’라는 프로를 본다. 여행이란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동행하는 사람이 누군가도 중요하다.

먹고 타고 놀고 자고 등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여행이라고 한다. 여행의 가치는 어떻게 즐기느냐가 아닌 누구와 즐기느냐가 중요하다고 결론을 맺는다. 여행의 목표가 도전인가 아니면 힐링인가에 따라 펼쳐질 일상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추구하는 목표이다.

우리는 주입식 교육의 세대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보다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목표는 오로지 배움을 통한 성공이었고, 성공의 잣대는 잘 사는 것이었을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배움에 대해서는 한풀이하듯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만 인지하면 된다.

현재 우리 자녀들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찾아가는 미래교육 방식을 접하고 있다.

어른들의 바램과 욕심에 의해 따라가는 세대는 아니다. 스스로 어떠한 것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한가를 알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성 찾기가 중요하고 진로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본인의 적성에 맞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목표는 행복 찾기 이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학교의 주인이고 마을의 주인이고 의정부의 주인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다. 주인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이다.

얼마 전 800년 된 마을인 녹양동의 유래와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꿈의학교 ‘녹양동, 그곳이 알고싶다‘ 개교식이 있었다. 주민자치회 및 시민장학회, 사회복지사협회, 시민단체 등 많은 지역의 어른들이 함께 하였다.

온 마을이 아이들을 위해 동원된 느낌이다.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앞날을 설계하고 즐기면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경기도 각 지자체별로 2000여 기관에서 동시에 시작된 꿈의학교에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