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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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 한북신문
  • 승인 2023.06.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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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퇴직에 따른 여러 가지 후폭풍들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심축을 담당했던 약 714만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대 인구집단의 퇴직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년 60세 연장법’은 2023년 5월 22일 개정된 법안으로 인건비 부담 등을 우려한 기업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 형태로 정년 전 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중 50년대생의 본격적인 퇴직이 시작됐던 2011년에 이어 올해는 직장에서 버티고 있는 60년대생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쟁 후 베이비 붐의 사회적 경향에서 태어난 세대를 말하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후부터 1960년대에 걸쳐서 태어난 세대를 의미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이른다. 우리나라의 법적 정년은 일반적으로 60세이지만 평균적인 퇴직연령은 53-55세 남짓으로 차이가 있다.

대부분 선진국들의 퇴직인구들이 퇴직 후 공공연금으로 살지만, 한국 대부분의 베이붐 세대 퇴직자들은 쥐꼬리만 연금으로 저축해 둔 돈도 없어 계속 일을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물론 일에서 보람을 찾는 퇴직자들도 있겠지만, 나이 들어서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는 비참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들이 퇴직 후 노후준비를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나서거나 창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약 60여만 명으로 사상 최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베이붐 세대의 퇴직은 노후에 자산축적 기회가 점점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65살 이상 노년 인구 둘 가운데 하나는 빈곤층이다.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자들이 취업 및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특히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높으며, 자영업은 카페 및 프랜차이즈 등 몇몇 분야에 집중되어 과당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퇴직한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도전했다가 쓴 맛을 보고 퇴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더불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5125만9000명 중 60세 이상은 1315만4000명으로 전체의 25.7%를 차지하며, 60세 이상 비중이 25% 선을 넘고 있다. 60세 이상 퇴직자들은 현실적으로 부(富)의 축적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퇴직자들의 보건복지 비용 증가로 정부지출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다시 젊은 층들의 조세 부담 증가와 저축률의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 장재성장률의 하락과 금리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갖는다.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한 축인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공적연금만으로는 생활비, 의료비 등을 충당하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베이붐 세대의 노후 보장을 위해 현재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 한도를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현실화함은 물론 이미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사적연금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현재 연금계좌의 납입액 한도를 연 18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늘리는 방안과 10년 초과 연금 수령 시 퇴직소득세의 50% 수준으로 감면하고 종신연금 수령 시 70%를 감면하는 등 비과세 혜택 부여를 부여하는 연금화 유인책을 펴야한다.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베이붐 세대를 비롯한 퇴직자들의 노후준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베이붐 세대는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을 동시에 책임지는 이른바 ‘낀세대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핵이 아니라 베이붐 세대 퇴직자들의 노후준비이다. 베이붐 세대는 퇴직하고도, 약 20-3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한다. 베이붐 세대의 퇴직은 우리의 노후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숙제를 남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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