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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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과 대한민국
  • 한북신문
  • 승인 2023.05.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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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남궁 랑 경복대학교 명예교수 

 

기시다 일본총리가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그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하였다. 미우나 고우나 일본은 현재 다방면에 걸쳐 전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선진국이며 아시아 유일의 G7국가이기도 하다.

G7이란 ‘Group of Seven’의 약자로 세계 7대 주요 선진강국으로서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일본이 포함된 국가그룹이다. 이들 7개국이 전 세계 순 국부의 58%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적 영향력 또한 절대적이어서 큰 힘 들이지 않고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쉽게 어쩌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출범 초기 가입조건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1인당 GDP 5000달러 이상이면서 세계 경제력이 4%이상인 국가들로 시작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5개국이었으나 1~2년 뒤에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게 되어 G7으로 되었고 이 후 1998년에 러시아의 참여로 G8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련 붕괴이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경제력이 빈약해졌고 또한 2014년에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하면서 G8에서 축출되어 현재까지 G7체제로 운용되어 오고 있는 상황이다.

G7은 별도의 사무국이 없을 정도로 특정 사안에 대해 표결을 통한 의결을 하거나 강제하는 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G7정상간 대화협의체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하여 리더쉽을 발휘하며 실질적으로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WTO(세계무역기구), WHO(세계보건기구), IMF(국제통화기금) 그리고 UN(국제연합) 등과도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여 구체적 실행방안 등을 협의하면서 세계를 리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을 살펴보면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아웃리치 세션(Outreach Session)’이라고 불리는 확대 정상 회의에 초청을 받아 2008년(일본) 과 2020년(미국) 그리고 2021년(영국) G7 정상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바 있으며 금년 5월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회의에 공식 초청을 받아놓은 상태이다. 그렇다면 물론 자의만으로는 불가하지만 아예 이 참에 G7에 가입한다면 어떨까?

G7회원국이 된다면 우선은 기존의 7개국과 더불어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에 접해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교역이나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을 것이며 소위 개발도상국 시절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음양으로 의무도 수반한다. 리더역할을 하는 만큼 의무도 커져 공적개발 원조나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보호 의무 강화 그리고 그 외에도 부담스런 공동선언 참여와 각종 분담금 상향 등을 수반하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가입 가능성인데 현재로선 그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의 외교장관도 그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관련 회원국들도 우호적으로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호주, 인도,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하여 G9~G12로 확대할 것을 주장한 바 있으며 금년에도 미국 싱크탱크에서 한국을 G8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미국의 맹방이며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경제규모로도 G7의 바로 다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2022년 통계결과 전 세계에 현재 7개국 뿐인 ‘30-50클럽(GNI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에 한국이 속해 있고 세계 교역량 순위가 5위이며 세계 강대국 순위에서 한국이 6위(US뉴스&월드리포트)인 동시에 한국의 팝송 등 K컬쳐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더구나 그 동안 한국의 국제무대 진출에 제동을 걸면서 G8 가입에 반대성향을 보였던 일본도 셔틀외교 복원으로 더 이상 발목잡기에는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국이 적극추진하고 일본이 태클을 걸지 않는다면 한국과 호주가 가입하게 되어 G8또는 G9의 탄생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다만 G8이 된다면 그 위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반드시 개선 발전시켜야 할 내부 숙제도 많다고 본다. 졸부문화를 빨리 졸업하고 선진의식문화를 싹 틔워야 한다.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으면 먹고 사는 절박함에서 벗어나고 2만달러가 넘으면 소위 촌티를 벗고 글로벌한 시각을 갖게 되며 3만 달러가 넘으면 절박함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의 여유 속에 선진문화가 체득된다고 한다. 이제는 G8위상에 걸맞게 아니 굳이 G8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위정자는 국가국민보다 진영논리에 갇히는 3류 정치를 청산하고 국력을 모으게 해야 하며 국민들은 이기주의 타파는 물론 개인과 국가를 함께 생각하는 멀리보고 넓게 보는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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