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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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보내며…
  • 한북신문
  • 승인 2023.05.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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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1922)’에서 인간 사회의 죽음과 파멸, 혼돈과 무질서를 묘사하며 첫 구절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4월이 되면 한 번쯤은 듣게 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개나리, 목련, 벚꽃, 산수유, 진달래 등 봄을 알리는 아름다운 4월이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4월은 온갖 새 생명이 움트고 터져 나오는 시기이다.

그런데 역사적 측면에서 4월은 우리나라와 사회에서 아픔이 많은 날을 품고 있는 달이기도 하다.

제일 먼저 만나는 마음 아픈 날이 ‘4.3희생자 추념일’이다.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양민들이 희생당한 사건(다음 백과사전)으로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에 걸쳐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두 번째로 만나는 마음 아픈 날은 ‘국민안전의 날’이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날(다음 백과사전)로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4년 4월 16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이 희생된 대형 참사이다. 승객 대부분은 수학여행의 꿈에 부푼 고등학생들이었다. 부모형제와 선생님 및 친구들 그리고 사회에 큰 상처를 준 사건이다.

관련 책임자는 사과하고 아픔을 보듬고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 모두가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과제가 아직도 남아 있다.

세 번째로 만나는 마음 아픈 날은 ‘419혁명 기념일’이다. 1960년 4월19일 학생들이 중심으로 일으킨 민주주의 혁명 기념일(다음 백과사전)로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 선거에 항의하며 민주적 절차에 의한 정권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혁명이 일어나기 몇 주 전부터 학생들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었으나 이승만 정권은 이에 대해 무지했고, 이러한 정부의 대처에 분노한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각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이승만은 사임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렇듯 4월은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며 봄을 알리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사회는 가슴 아픈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마주하는 시기이다. 그러한 2023년의 4월이 또 저물어가고 있다.

새로운 4월에는 조금이라도 이 숙제의 해결을 위해 한 발자욱 한 발자욱 앞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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