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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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살겠습니까?
  • 한북신문
  • 승인 2023.04.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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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훈 카네이션의원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노동훈 카네이션의원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노동훈 카네이션의원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아프리카 초원의 건기는 모든 동물에게 시련이다. 비가 내리지 않고 초목이 자라지 않아 초식 동물이 이동한다. 초식 동물을 먹고 사는 육식 동물도 생존을 위해 이동한다.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자 무리. 어린 사자가 무리에서 뒤처지기 시작한다. 굶주림에 지쳐 무리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어미 사자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더니 결국 돌아섰다. 어미에겐 돌봐야 할 다른 어린 사자가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일본에서 ‘플랜 75’ 영화를 개봉했다. 영화는 동물 세계의 건기처럼, 경제적 이유로 고령자에게 죽음을 권한다.

동물의 세계에서 버림받은 사자와 같다. 의료비, 사회보장비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경기 악화 등으로 75세 이상은 죽어야 한다. 공무원은 공원의 노인에게 따뜻한 스프를 대접하며 죽음을 권한다. TV에서 ‘태어날 때는 선택할 수 없지만, 원할 때 죽을 수 있다’는 광고가 나온다. 죽음을 권하는 사회다.

이 문제는 일본만 해당 될까.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더 빠르다.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에 26%가 그렇다고 했다. 건강과 경제 상태가 나쁜 노인일수록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높았다. 고독사를 우려한다는 비율도 23.6%에 달했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나이든 사람이 일할 곳은 제한적이다. 은퇴 후 여생을 어떻게 보내는가를 대비해야 한다. 부양 대상자로서 노인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도 마중물 역할을 고민하고, 건강한 고령자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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