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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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족’이 필요하다
  • 한북신문
  • 승인 2023.03.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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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인간에게 가족은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집단으로서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복지문제도 상당한 부분은 가족이 스스로 해결해 왔다.

자녀의 출산과 양육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가족이 책임져 왔다.

양육과정에서 질병에 걸리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가족이 전적으로 감당해 왔다. 점차적으로 공동체사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가족이 담당하던 각종 복지문제를 종교단체가 보완적으로 담당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종교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종교적인 강령 등의 사유로 복지문제를 담당하여 가난한 자와 병자를 돌보는 일을 담당해 왔다. 사회복지시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보호시설들이 이 때 주로 설립되어 운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전쟁 이전까지 소소한 복지문제는 가족이 해결해 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한국전쟁이 발생한 이후 가족은 개인을 돌 볼 수 있는 체계로서 역할과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종교적 특성을 지닌 외원기관들이 가족의 역할을 대행하면서 보호시설로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외원기관은 점차 대한민국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외원기관들은 한국인에게 운영권을 넘기고 철수하게 된 것이다. 이 때 까지도 사회복지시설은 가족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사람들을 돌보는 역할을 감당했다.

1980년대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급속한 경제성장은 반갑지 않은 어두운 그림자도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게 하였다.

그것은 바로 가족해체의 급증이었다. 도시화, 산업화, 핵가족화 등의 변화는 핵가족마저 해체하는 역기능을 가져오고 말았다. 더 나아가 개인의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1인가구가 가장 많은 사회로 바뀌었다.

가족이라는 의미가 퇴색한 1인 가구가 급증함에 따라 경제구조도 1인 가구를 위한 가전제품과 식당, 쇼핑센터 상품 등으로 매우 빠르게 변화되었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가구유형이 되면서 우리 사회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이럴 때 제안하고 싶은 가족이 ‘사회적 가족’이다.

결혼과 혈연중심의 가족에서 벗어나 사회적 계약에 의한 유연한 가족체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서로의 공동관심사에 따라 유연한 가족형태를 이룬 공동체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또는 꼭 한 공간에서만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공간에서 살아가되 기능적으로 부모형제 역할을 하는 공동체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사람 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부모나 형제역할을 담당하면서 심리 정서적으로 연결감을 갖고 살아가도록 지지체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지인체계를 강화해서 이러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계약적 형태로 유연하게 이루어 가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이미 그런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형태를 ‘사회적 가족’이라 명명하고 보다 다양한 방안으로 확장되어 간다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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