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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북신문
  • 승인 2023.02.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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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
신명기 논설위원

 

아주 오래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당시에는 나이 어린 학생들이 본드 흡입을 많이 하여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켰던 시기였다. 어떤 학생이 집 앞에서 거의 매일 본드를 흡입하고 흐느적거리고 있다가 순찰하는 경찰관에게 잡혀 치료 센터에 보내지곤 하였다. 치료소에서는 본드의 해악에 대한 교육 등 주로 본드를 한 것에 초점을 맞춰 본드 중독 치료를 하고 귀가시키면 그 학생은 또 집 앞에서 본드를 하여 경찰관에게 붙잡혀 가곤 하였다. 어느 날 어떤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이렇게 되풀이되었던 중독 행동을 치료하기 위해 관점을 바꿔보았다.

그 의사는 그 학생에게 “본드를 하면 그렇게 좋으냐? 그럼 본드를 하되 집 앞에서는 절대 하지 말고 집 뒤에서만 하고 집 앞에서는 그냥 앉아 있어라”라고 말해 주었다. 그 학생은 의사의 말에 따라 집 뒤에서 본드를 하고 집 앞에서는 그냥 앉아 있었는데 매번 지나가던 순찰차 경찰관이 멀쩡하게 앉아 있는 학생을 보고 신기하고 대견한 생각이 들어서 칭찬을 하기 시작하였다. 반복되는 칭찬에 그 학생은 기분이 좋고 신이 났다. 그 학생은 점차 자존감이 올라가고 자신감도 생겨 자기 또래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게 되었고 이렇게 즐거운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본드하는 시간이 점차 줄게 되어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한다. 진료실에서는 알콜(술) 중독 뿐만 아니라 도박 중독 환자들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그들에게 필요한 약물 치료와 중독의 해악 등에 대한 교육, 저변에 깔린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상담치료를 기본적으로 해야 하지만 반드시 그들의 긍정적인 면, 건강하게 작용하는 부분도 찾아내어, 그 부분을 키워나가게 도움을 줘야 한다.

진료실에서의 중독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반적인 삶에 있어서도 타인의 잘못된 문제 행동을 바꾸도록 돕고 싶다면 위 내용이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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