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운영 정상화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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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운영 정상화를 바라며
  • 한북신문
  • 승인 2022.12.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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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19대 국회의원, 前 진보당 상임대표
김재연 전 진보당 상임대표.
김재연 전 진보당 상임대표.

5년 전쯤, 의정부 민락동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던 때였다. 인근에 위치한 장애인종합복지관을 다니며 서점에도 이따금 들르시는 손님이 계셨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기엔 꽤나 먼 곳에 사신다고 해서 복지관이 그렇게 좋은지 여쭈니 오히려 불만을 한가득 쏟으셨다. 아무리 얘기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하시기에, 시청에 민원을 넣어보시라고 말했더니 성토가 이어졌다. 모르는 소리 말라고 의정부시는 복지관 운영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에 시가 관심이 없다는 것이 사실일까.

의문은 2019년 복지관에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더 깊어졌다. 36명의 직원 중 28명이 모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로 했는데 한데 모일 장소가 없어 퇴근 후 우리 서점에서 둘러앉아 첫 회의를 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좁은 서가를 비집고 앉았지만, 복지관 운영 법인의 부당한 업무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눈을 반짝이던 조합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잘 해결되기를 응원했다. 고질적인 위탁 운영의 문제들도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다 3년을 훌쩍 넘긴 올겨울, 아침에 복지관 앞을 지나다가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를 하는 조합원을 만났다. 아직도 이들은 복지관 내부에서 모일 수 있는 공간도, 1시간의 조합원 교육시간도 보장받지 못해 퇴근 후 회의 할 곳을 찾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헌법이 보장한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해달라며 수년 째 노조 조끼를 입고 근무하고, 파업도 수차례 벌였다고 한다.

지난 129일 복지관에서 송년행사가 열리던 날 조합원들은 일손을 놓고 시청 앞에서 종일 집회를 열었다. 연간 26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받는 장애인복지관에 대해 의정부시가 지도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파업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염려되지만 수년째 바뀌지 않는 복지관의 행태에 맞서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었다는 설명에 마음이 무거웠다. 이처럼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면, 시민들은 의정부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가 저물기 전 의정부시의 중재로 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 노-사의 해묵은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김동근 시장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시 위탁기관부터 좋은 일터로 거듭나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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