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요양병원이 아니라 간병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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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요양병원이 아니라 간병 제도입니다.
  • 한북신문
  • 승인 2022.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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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훈 카네이션요양병원 병원장·비뇨기과 전문의
노동훈 카네이션용양병원장 
노동훈 카네이션용양병원장 

윤석열 정부에서 요양병원 간병 모델을 국정 과제로 채택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정책입니다.

2008년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든 뉴스가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간 자녀가 부모를 외국 공항에 버리고 귀국했던 사건입니다. 21세기 신 고려장으로 많은 이를 분노케 했던 사건입니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고령자를 모실 시설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양로원 제도를 변경한 요양원을 만들고 일부 의료 기능을 넣었습니다.

지난 2008년 요양보호사 제도를 만들어 간병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같은 시기 요양병원은 일당정액제(포괄수가제)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양병원 간병 제도는 없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2018년 발표한 간병비 급여화 연구 방안을 보면 일당정액제 하의 요양병원은 치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요양병원을 하면 돈을 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졌습니다. 요양병원이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간병비를 할인하는 병원이 생겼습니다(병원비를 더 받거나 덜 받는 것은 불법입니다).

간병인 한 명이 몇 명을 돌봐야 하는지 제도(규정)가 없으니, 문제가 생깁니다. 장성 요양병원 화재는 20여 분만에 불이 꺼졌지만 21명이 사망했습니다. 간병비를 받지 않으니 야간에 간병인이 없고 짧은 시간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간병 제도입니다. 간병인은 병원에서 고용하지 않고 환자/보호자와 사적인 계약을 맺습니다. 병원에서 관리 감독을 할 수 없습니다. 24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중국동포 간병인도 고욕입니다. 그들의 인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제는 현장에 있고 답도 현장에 있습니다. 정부는 요양병원을 가장 잘 아는 요양병원협회와 대화하며 새로운 간병 급여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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