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에 보면 8복(福)에 대한 교훈이 나온다. 이 8개의 복은 8가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지는 복이다. 신약성서에는 8가지 복을 얻으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바로 가난한 마음, 슬퍼하는 마음, 온유한 마음, 의로운 마음, 자비로운 마음, 깨끗한 마음, 평화를 이루려는 마음, 의를 위해 기꺼이 박해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살면,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하늘나라를 소유하고, 위로받음, 땅을 소유, 배부름, 자비를 받음,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됨, 하나님의 자녀가 됨, 하늘나라를 소유하게 되는 복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새해에 우리들이 덕담을 하면서 소망하는 복은 이러한 복과는 다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에는 새로운 해에는 모든 좋은 일과 행운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염원이 들어있다. 이러한 덕담에는 사실 능동적인 측면이 빠져 있다. 노력을 많이 해서 어떤 것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연히 주어지는 행운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담고 있다. 살다보면, 행운이 따라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는 일을 자주 경험한다. 이 점에서 보면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복은 우연적이고 수동적이기 보다는 능동적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어떤 태도와 마음을 가지고 사느냐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는 복의 종류는 다르다고 한다. 복은 나의 노력과 마음 상태와 관계없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신약성서는 이를 8 가지로 세분화해서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 마음은 혼자 명상수련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가져야할 마음이다. 욕심과 집착이 아닌 자신을 비우는 마음, 타인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 잘못된 일에 분개할 수 있는 마음, 용서할 수 있는 마음, 청렴결백한 마음, 다투지 않으려는 마음, 불의가 있으면 참지 못하는 마음 등이 바로 이러한 마음이다.
신약성서의 8복에 대한 교훈은 내가 타인에게 하는 만큼, 나는 그 복을 받게 되어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내가 한 것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쾌하게 생각하고 때로는 나에게 주어진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불행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베풀고 다 했는데, 상대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은 나를 몰라주고, 내 마음에는 신경 쓰지도 않는데, 그럼에도 내가 계속 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남편을 위한, 아내를 위한, 자식을 위한, 부모를 위한 우리 각각의 일들이 다 대가도 없는 것 같고, 허망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좋은 마음을 알아보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하게 되어 있다.
물론 우리가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일할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사람은 저마다 이기적인 동물이라서 어느 정도의 대가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당장 눈에 띠는 대가가 돌아오지 않아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시점이 문제지, 반드시 그 대가는 받게 될 것이다. 아무리 세상의 인심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는 좋은 것을 알아보는 좋은 마음을 보석처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하나님이 알아봐준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만큼은 내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라는 것이다. 8가지 복에 대한 교훈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것 같아도 반드시 나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소망의 말씀이 바로 8복의 교훈인 것이다.
새해에는 우연히 떨어지는 행운을 기대하기 보다는 남을 위한 좋은 마음을 하나씩 실천에 봄이 어떨까? 당장에 눈에 띠게 그 결과가 돌아오지 않아도, 언젠가는 알아줄 ‘그분’ 혹은 ‘선량한 타인’들을 믿으며, 하나씩 선업공덕(先業功德)을 쌓아보면 어떨까? 그래서 8가지의 복을 누리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