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인가, 마음인가
상태바
몸인가, 마음인가
  • 한북신문
  • 승인 2022.06.29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원장
논설위원 박혜성
논설위원 박혜성

어렸을 때 유심론, 유물론을 배울 때 나는 유심론이라고 생각했다.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고, 그 마음에 따라 나머지는 따라 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 나이가 50이 넘으면서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리고 나에게 찾아오는 체력이 떨어진 여성들을 진료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즉 ‘마음보다는 몸이 먼저구나 마음보다는 돈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살면서 여러 가지 위기가 온다. 특히 50살쯤 갱년기 여성의 나이가 되면 잠도 잘 안오고 감정도 조절이 잘 안 되고 체력도 떨어지고 당연히 성욕도 떨어진다. 그래서 짜증도 잘 내고 하던 일도 줄이고 남편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일이 많아진다.

그럴 경우 남편이 그 상향을 이해하면 좋겠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남편은 서운하고 부인이 더 이상 가족이나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한탄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여성도 많지만 산부인과에 찾아오는 여성들도 많다.

이럴 경우 산부인과 의사는 진찰을 하고 그녀에게 갱년기 여성호르몬제를 처방해 준다. 아주 자그마한 알약 한 알이다. 그런데 그 작은 약 하나의 효과는 대단하다.

잠도 잘 자고 버럭버럭 화가 나는 감정 조절도 가능하고 우울하지도 않고 성욕도 증가하고 질 건조증도 좋아진다. 그래서 잠을 잘 자니까 낮에 피곤하지 않고 면역기능이 회복이 되고 감정적으로 편안하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괜한 화를 내서 분위기를 망치는 일도 안 만들고 남편과 싸움도 안 하게 된다.

우울하지 않으니까 일을 줄이거나 우울증 약을 먹고 기력이 없는 상태로 살지 않아도 된다. 성욕과 질건조증이 회복이 되니까 남편과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가 있다.

이렇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갱년기 여성호르몬제이다. 호르몬변화에 예민한 인간은 동물과 같다. 사춘기와 같은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갱년기와 같은 인생에서 체력변화에 예민한 시기를 보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호르몬의 변화 즉 호르몬 장난 때문인데 이것을 알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르몬이 너무 많아도 호르몬이 너무 부족해도 인간 삶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즉 마음은 같은데 몸에는 엄청난 변화가 오고 그래서 몸이 마음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자신의 몸을 점검해 보아야 할 때이다. 당연히 병원에 가서 점검해 보고 암은 없는지 호르몬 상태나 면역은 어떠한지 검사하고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 살기를 권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