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 K, 그대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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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속 K, 그대로 나아간다
  • 한북신문
  • 승인 2022.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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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논설위원 남궁랑
논설위원 남궁랑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2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속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만나 세계경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2021년 1월에 전 세계 확진자가 1억 명을 돌파한 이래 올해 2월8일에는 4억명을 돌파했다고 하며, 한국의 경우에도 올해 3월22일에 전체인구의 약 20%인 100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에도 인도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는지 지난 해 2분기 인도의 실업률은 전 분기에 비해 3.3%가 증가된 12.6%로 급등했으며 실업자가 무려 53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가장 강력한 국가이며 백신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했던 미국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무려 100만 명을 넘긴 상황이며, 일본의 경우에도 ‘잃어버린 2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30년’으로 연장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전 세계적 경제상황은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타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수급 불안과 원자재 및 곡물 유통의 혼란으로 물가상승이 겹쳐 하루에 1.9달러(약 2420원) 이하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절대빈곤’ 인구가 20여 년 전 숫자보다 처음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2020년에 7억 1000만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은 미국,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선진국들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초과하고 있음에 비해 그렇지 않으며 국가별 GDP 순위는 1조8067억 달러로 전세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재정건정성이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코로나19를 맞아 급속도로 악화되어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국가전체의 빚이 무려 6736조에 이르며, 국민 1인당 국가채무액도 1869만 원에 이르는 등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51%를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취약계층이면서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 채무를 가지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전체 대출자의 6.0%에 이르며 채무를 지고 있는 자영업가구 중 필수 지출액과 대출원리금 상환액을 합한 금액보다 소득이 적은 ‘적자가구’는 전체 자영업 가구 수의 16.7%인 78만 가구, 금액으로는 177조 원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이 많은 빚을 우리의 후손들이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인구마저 노령화 내지 감소추세에 있는 상황이라 이 많은 부채를 후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속도로 국가채무가 증가하면 올해 태어난 신생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1인당 1억500만 원의 빚을 지게 만들어 손주들의 몫을 끌어다가 현 세대가 나눠 갖는 이른바 ‘손주약탈’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것이다.

그 나마 이 손주들이 많이 태어나 국기를 튼튼히 해주면 좋겠지만 합계출산율이 전년도에 0.81까지 기록하는 등 인구유지를 위한 2.1명의 반도 안 되는 위험천만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전체 초등학생수 266만명이 지금 태어나는 신생아가 입학하는 2029년에는 37%감소하여 169만 명으로 급감하게 되는데 이는 학령인구수나 경제활동인구수 걱정을 넘어 국가안위까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월 새롭고 힘차게 출범한 차기 정부 앞에 우리가 풀어야 할 난제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구축 외에도 코로나19종식이나 사회양극화 해소 등 너무나 많다. 내적으로는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하고 외적으로는 팬데믹 및 우크라 전쟁 등에 따른 물가불안, 자국 이기주의 경제정책 등 걸림돌이 너무나도 많다.

이제는 부자 몇 명의 주머니를 털어 다수에게 나눠주는 2%털기나 다수에게 한 푼씩 긁어모아 표로 연결될 소수에게 몰빵하는 깃털빼기 등의 포퓰리즘이 공정과 상식에 의해 불식되어야 한다.

이제는 추경에 추경을 더하고 후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국가 빚을 늘리기 보다는 한정된 자원에 의한 꼼꼼한 살림살이가 필요하며 인구유지 조건인 합계출산율 2.1에 한참 못미치는 0.81의 의미를 더욱 깊게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해방직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이 팬데믹의 시국에서는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로 바뀔 수도 있는 것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 영원한 정답은 없다.

그 동안 당연한 것으로 간주됐던 것도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타고르가 1929년에 예찬했던 ‘동방의 등불’이 더욱 환하게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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