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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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 한북신문
  • 승인 2022.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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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선 신한대학교 교수·사회과학대학 학장

 

필자는 한때 어린이집 원장으로 활동했다. 1980년대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양육 문제였다. 고학력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였다. 1991년 1월 14일 아동복지법의 일부규정을 보완하여 영유아보육법이 탄생되었다.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보육시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사회변화 가운데 필자는 우려되는 몇 가지 일들이 예상되었다.

첫째, 가정의 중요한 기능이 상실되어 갈 것이라는 것이다. 가정은 자녀를 양육하며 사회화 시키는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이 가정에서 사회로 급속하게 이전되면서 개별화된 사회화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 부모의 역할이 약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부모들과 자녀가 상호작용하는 절대적 시간이 감소하는 가운데 질적으로 상호교류 정도도 약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셋째, 부모와 자녀간 애착안정성 결여로 인하여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동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으로 부모교실을 1992년부터 시작하였다. 첫 번째 대상으로는 아이들의 주 양육자인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엄마교실’이었다. 직장에서 일하면서 자녀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담당해야 했던 엄마들을 위한 자녀와의 효과적인 상호작용의 중요성과 그 방법에 대한 시간을 가졌었다. 두 번째 대상으로는 아이들의 부모이면서 주변인처럼 서성이고 있던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빠교실’이었다. 과거의 가부장제도에 의한 권위적인 아빠가 아닌 엄마의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거나 대신하여 애착안정성을 발전시켜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그 방법을 전하고자 노력하였다. 세 번째 대상으로는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부부교실’이었다. 자녀들에게 부모는 학습의 모델이 된다. 세상에 나와서 첫 번째 교사가 부모이므로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은 자녀들의 모방의 대상이 됨으로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 종종 대두되는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 다시금 예비부부와 예비부모를 위한 교실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학령전기의 아동들은 부모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 부모의 자격은 신이 준 선물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할 권리도 있지만 이에 합당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수십 년 간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고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기까지 고된 여정을 살아왔지만 부모로서 역할을 포기하거나 방임해서는 절대로 인간다운 사회를 이루어 갈 수 없다. 부모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부부가 합심하여 양육과정에 동참하는 가운데 자녀들의 애착안정성 형성을 위해 부모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일에 지쳤을 지라도 자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한번쯤 안아주고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학령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이 한가지만이라도 매일 잊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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