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양회(韜光養晦)
상태바
도광양회(韜光養晦)
  • 한북신문
  • 승인 2022.01.23 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논설주간 홍정덕
논설주간 홍정덕

1949년 중국혁명이 성공한 후 집권한 마오쩌둥이 추진한 강경 공산주의 정책은 지나치게 이념에만 치중하여 이내 중국을 파멸적인 경제위기로 몰아갔다.

모택동의 전제적 통치에 맞서 실용적인 정책을 내세웠던 인물들 중에 덩샤오핑이 있다. 흑묘백묘론, 남파북파론 같은 그의 실용주의 이론을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사회, 경제발전 이론에 접목하려 국가발전과 인민경제 향상에 응용하려 하였던 그의 사상을 잘 집약하고 있다.

어느 정도 개혁, 개방이 진척되던 1992년 1월 심천, 상해 광동 등을 순시하는 이른바 남순(南巡) 과정에서 그는 앞으로의 중국 정책방향에 대한 지침인 소위 ‘남순강화(南巡講話)’를 발표한다. 28자로 구성된 이 지침을 그는 자신의 후계자들에게 적어도 100년은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먼저 ‘냉정관찰’ 즉 중국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국제정세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또 변화되어 가는지를 냉정하게 관찰할 것. 두 번째 ‘온주진각’ 즉 중국 내부의 질서와 역량의 기반을 먼저 공고히 할 것. 그리고 ‘침착응부’ 중국의 국력과 상황을 고려하며 침착하게 상황에 대처할 것. 네 번째 ‘도광양회’ 즉 밖으로 섣불리 스스로를 드러내지 말고 몰래 실력을 길러갈 것. 그리고 ‘선우장졸’ 마치 자신은 능력이 없는 듯 능력을 감추어 상대를 안심시킬 것 동시에 ‘결부당두’ 절대로 앞에 나서서 남의 우두머리가 되려하지 말 것 그러면서 ‘유소작위’ 꼭 필요한 일만 집중적으로 실행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드러내지 말고 조용히 스스로의 실력을 길러 가며 때를 기다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정책은 이후 선진국의 기술과 지본, 경영 시스템을 익히고 도입하며 이를 중국의 것으로 섭취하고 체득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고 이로써 중국은 비약적으로 사회를 변화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그러나 2013년 제7대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시진핑(習近平)은 중국은 이제 패권을 추구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였고 본격적으로 이를 추진하기 시작한다. 소위 중국몽(中國夢) 즉 중국의 비전이었다.

100년은 이대로 가라는 덩샤오핑의 당부를 무시하고 불과 20년 만에 굴기를 외치며 저들의 힘을 과시하며 일대일라는 국제적인 경제공동체의 형성을 추구하고 홍콩의 실질적인 영토화, 동북공정, 서남공정을 통한 중화제국주의 이념 강화, 동남아 일대의 해역 장악 등에 나서는 동시에 엄청난 규모로 군비를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중국은 동남아, 일본, 한국 등 주변 국가는 물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적으로 돌려 싸우는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위협을 자초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위험해진 이 이웃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강력한 대처가 절실해 보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