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에 ‘장두노미(藏頭露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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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에 ‘장두노미(藏頭露尾)’
  • 관리자
  • 승인 2010.12.3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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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學 洪 景 燮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대학교수 등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41%가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19일 밝히고 20일 언론에 보도하였다.

‘장두노미(감출 장, 머리 두, 드러낼 노, 꼬리 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진실은 감춰도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 말은 원래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점강진(點絳唇)?번귀거래사(?歸去來辭)’에 같은 시기 왕엽(王曄)이 지은 ‘도화녀’라는 문학작품에 나오는 성어다.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서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교수들은 올해 4대강 논란, 천안함 침몰,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 논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예산안 날치기 처리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장두노미’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철학)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17세기 갈릴레이의 시대로 후퇴했다.”며 “온갖 의혹의 진실이 가려져 있지만,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던 것처럼 진실은 영원히 덮어둘 수 없다.”고 꼬집었고,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키리크스의 외교문서 공개도 결국 은폐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진리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는 “공정한 사회를 표방하는 정부가 오히려 불공정한 행태를 반복하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올해 가장 안타까웠던 일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많이 꼽았고, 가장 기뻤던 일로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펼친 선수들의 활약이 꼽혔다.

교수신문은 뉴밀레니움 새천년 21세기 2001년을 맞으면서 연말이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적확한 세태를 비판 보도한 성어 10년을 되돌아보면 이러하다.

2001년~2010년 ‘올해의 사자성어’

연 도

사 자 성 어

풀 이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깊은 안개 속에 들어서게 되면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해 알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일이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지 못함.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한 무리에 속한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 사물들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상징.

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

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을 풍자함.

2008년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를 비유.

2009년

방기곡경(旁岐曲逕)

샛길과 굽은 길.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비유하는 말.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겨우 숨겼지만 꼬리는 드러나 보이는 모습.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보인다는 뜻.

이처럼 지난 세월은 암투와 갈등, 그리고 암흑의 시대였다. 아무튼 새해는 정말로 정의로운 사회,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는 모두의 한결같은 소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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